청소년은 우리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 교회의 일꾼이요, 희망이다. 그만큼 청소년 사목이 교회 안에서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나, 전반적인 관심은 그 중요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청소년 사목을 담당하는 사목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가톨릭신문은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현실을 진단하고 향후 바람직한 사목 방향을 제시하고자 전국 각 교구 청소년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사목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12월 2일부터 14일까지 군종교구를 제외한 전국 13개 교구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14일까지 회수된 9개 교구의 응답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일선에서 청소년 사목을 담당하는 사목자들은 「청소년 사목은 교회의 미래로 인식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사목에 대한 보다 많은 배려와 투자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청소년 신앙 생활의 활성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청소년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의식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교구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청소년 사목 방향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목자들은 「또래 사목자 양성을 위한 기반 조성」을 꼽았으며, 다음으로는 「다양한 미사 전례의 시도」를 꼽았다. 이밖에도 「학교 안에서의 가톨릭 청소년 문화 형성」, 「사이버 공간을 통한 사목」 등 각 교구 실정에 맞는 다양한 노력들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한해 청소년 사목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일선 사목자들은 「급변하는 교육정책과 입시과열로 인한 청소년들의 신앙에 대한 무관심」과 「사목 주체로서의 청소년 참여의식 부족」 등을 꼽았다. 이는 입시중심의 교육제도 문제가 학생들의 신앙생활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청소년 사목을 위한 예산 지원 부족」과 「교회 내외에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및 프로그램 부족」 등을 지적해 현재 각 교구의 시설이나 재정 지원이 수요자인 일선 사목자들과 청소년들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도 청소년 사목의 방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목자들이 「교회 내 청소년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교회 밖의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랑과 관심」을 강조했다.
아울러 「교구 및 지구 차원에서의 주일학교 활성화 방안」과 「또래 사목자의 양성」 등도 주요한 사목 방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 교회 청소년 사목의 과제」를 묻는 질문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교구와 지방 교구 사목자들의 답변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서울과 대구대교구, 수원교구 등 대도시 교구 사목자들의 경우에는 「본당 청소년들에게만 국한되기 보다 지역의 많은 청소년들에게로 다가가는 열린 교회」의 모습을 강조했다.
또 「청소년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또래 사목자의 양성」과 「교회 청소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의식을 파악하는 전문 연구 인력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사목에 대한 모든 인적, 물적 지원을 담당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기구나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교구 교육국장 김영국 신부는 『한국교회의 사목형태인 속지주의 원칙만이 고수될 때 현행 교육제도의 틀 안에서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상대적으로 교회에 적응하기 어렵고 교회와 서서히 멀어지게 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향후 한국 교회의 청소년 사목은 그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교회가 청소년을 찾아가 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청주.안동.제주교구 등 지방 교구 사목자들은 「정기적인 전국 규모의 청소년 대회를 통한 교구 간 교류」와 「청소년 사목자들의 인식 전환」 등을 과제로 지적했다.
청소년 사목자들은 향후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청소년 사목 방향에 대해 「청소년에게 눈높이와 마음높이를 맞춘 사목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청소년을 종속적 존재나 피교육자로 보는 관점에서 탈피, 같은 협력자.동반자로 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말하는 것이다.
아울러 사목자들은 「유아 신앙-청소년 신앙-청년 신앙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사목 방침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제주교구 교육국장 문창우 신부는 『이제 교회 안에서만 발버둥치는 청소년 사목은 한계점에 이르렀다』면서 『사회 구조와 연결되는 사목 방향의 근본적 대안을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 사목에 대한 투자는 당장 해야 되고 그것에 대한 결실은 천천히 나타나겠지만 조바심이나 실적만을 생각하지 않고, 각 교구 실정에 맞는 사목 방향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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