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주임=김윤태 신부)이 지난해부터 쉬는 신자 회두운동 차원에서 전개해오고 있는 「쉬는 신자 화해의 밤」 행사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씩 열리는 명일동본당의 이 행사는 몇몇 열심한 신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 신자들이 함께 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화해의 밤 행사를 위해 전 신자들은 한달여 전부터 다양한 활동에 돌입한다. 우선 쉬는 신자들의 명부와 주소를 파악해 구역?반장과 레지오 단원들을 중심으로 방문계획을 짜는 것으로 화해를 위한 여정은 본격화된다. 주위에서 쉬는 신자의 존재를 파악한 신자들은 화해의 밤 행사가 있기 한달여 전부터 거의 매주 한 차례 이상씩 쉬는 신자의 가정을 방문한다. 가정방문을 위해 참기름, 타월 등 조그만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성당 성모동산에서는 전 신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30일간 고리기도가 이어진다. 교회를 잠시 떠나 있던 형제를 맞는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꾸준한 만남과 기도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기 시작한 쉬는 신자들 가운데서는 성당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쉬는 교우 화해의 밤」. 교회를 다시 찾기로 결심한 쉬는 신자들은 본당 교우들의 안내를 받아 미사 한시간여 전에 성당에 나와 신부의 주례로 강의와 묵상을 통해 지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는 동안 성당 곳곳에서는 마치 다시 찾은 형제를 환영이라도 하듯 촛불을 든 신자들의 묵주기도가 조용히 바쳐진다.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본 쉬는 신자들은 화해와 하나됨을 상징하는 촛불의 길을 걸어 올라와 고해소에서 그간 응어리졌던 마음을 녹여낸다.
또 낯익은 교우들과 함께 봉헌하는 미사에 이어지는 화해의 만찬은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한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성당을 나서게 한다.
지난 12월 7일에 있은 화해의 밤 행사에 참가한 김베드로씨는 『혼자 힘으로는 오랜 냉담을 깨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줘 감사하다』며 『하느님을 잠시 떠나 있던 신자들에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이 다양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화해의 과정을 거쳐 명일동본당에서는 지난 한해에만 78명의 쉬는 신자들이 열심한 신자로 탈바꿈했다. 올 6월에도 48명이라는 적지 않은 수의 쉬는 신자들이 하느님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기도 했다.
본당 선교분과장 박종희(요셉, 52)씨는 『당장 성당을 찾지 않더라도 교회를 잊지 않고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하는 신자들의 마음이 모였기에 예상 외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마음들이 모여진다면 외부를 향한 선교도 더욱 힘차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