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 주요 교리
성탄은 사랑과 섬김의 메시지
「성탄」은 하느님이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인류 구원을 위해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으로 태어나게 한 사건을 말하며 이를 기념하는 교회의 축일이 12월 25일의 「예수 성탄 대축일」이다.
성탄에 대한 신학이 정립된 것은 450년경 교황 레오 1세 때였다. 교황은 성탄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 신비가 시작됐고, 따라서 성탄은 구원의 성사라고 가르쳤다.
교회가 기리는 가장 중요한 신비는 파스카 신비이다. 예수 부활 대축일 역시 이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것이었으며 다른 모든 축일들은 이 파스카 신비와 연관될 때에만 교회의 축일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탄 축일은 예수 부활 대축일과는 달리 그저 예수 탄생을 기리는 기념 정도로만 간주했었다. 그러다가 교황 레오 1세가 하느님의 구원 신비가 시작되는 것을 바로 성탄이라고 밝히면서 성탄 대축일이 지금과 같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교회는 성자의 육화 이유를 네 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첫째,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켜 구원하고자 한 것이며 둘째, 인간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고 셋째, 거룩함의 표양을 보이고 넷째, 인간을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하기위해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이 되었다는 것은 고대 신화나 전설에서 보듯 신적 존재가 인간 형상으로 일시적인 변형(metamorphose)을 일으키거나 신이기를 포기했다는 것이 아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사람이 신이 되도록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라는 말로 인성과 신성의 놀라운 교황에 대해 말한다.
하느님이 사람이 됨으로써 인간은 하느님의 신적 본성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은 곧 예수의 탄생을 통해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구원이며 육화 신비는 파스카 신비를 향해 가는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중심으로 한 몸을 이루게 됐으며 따라서 성탄은 교회의 시작이기도 하다.
예수 성탄은 자기 자신을 한 없이 낮춤으로써 인간을 구원하려 하신 무한한 사랑과 겸손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유한한 인간 존재가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게 됐기에 이제 사람은 그리스도의 겸손을 본받아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가장 존엄한 존재인 하느님의 아들이 아기 예수의 모습으로 구유에 태어난 것을 기념하는 성탄의 참 의미는 모든 사람들이 겸손하게 자기를 낮춰 이웃과 하느님을 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호 기자>
말구유에서 나시고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장소인 구유는 원래 아주 보잘 것 없는 말구유이지만, 우리 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교회에서는 그 뜻을 기념하기 위해 각 나라의 전통과 풍습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구유를 제작해오고 있다.
구유는 1223년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교회 동굴 앞에 처음으로 말구유를 만들어 공개하면서 유래됐다. 당시 프란치스코 성인은 하느님의 아들이 가난과 궁핍 속에서 사람들에게 오셨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싶었고, 교황의 허락을 받은 다음 구유를 만들고 소와 나귀를 아기예수 옆에 배치했다. 이때부터 성당이나 가정에 말구유를 만들고 공경하는 「구유 신심」이 시작됐으나, 구유는 도미니코회 수녀원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던 「아기 흔들어 재우기」 풍습에서 유래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로마 성 마리아 대성전에는 베들레헴 외양간에서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뉘었던 여물통 조각이라고 알려지는 나무 조각이 지난 12세기경부터 보존돼 있다. 이를 본떠서 흔히 성탄절날 일반 교회에서는 나무구유를 제대 위나 옆에 설치하는 것이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예술가들은 구유를 매우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다. 16세기 말엽과 17세기 초 알프스 산 인접 제국에서는 성탄구유 공경이 일반화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17세기 바로크 시대는 나폴리 구유 작품의 전성기였다.
또 18~19세기에 이르러 독일 지역에서는 서민 가정에 성탄구유를 설치하는 것이 토착화 되었으며, 19세기에는 인쇄그림이 출판사에 의해 대량생산되면서 구유의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기도 했다.
80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하는 말구유 제작은 현재까지도 전세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곽승한 기자>
‘캐럴’과 함께 기쁨 번지고
「징글벨, 루돌프 사슴코, 고요한밤 거룩한밤…」 성탄이 다가오면서 교회와 거리는 물론 휴대폰 벨소리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캐럴(Carol) 음악. 캐럴이란 무엇이며, 과연 언제부터 어떻게 불리어졌을까?
「캐럴」이라는 말은 그리스어의 「choraulien」에서 유래된 것으로, 춤(choros)과 피리(aulien)를 의미한다. 즉, 캐럴은 중세 때 프랑스에서 둥근 원을 만들어 춤을 추었던 원무와 노래를 일컫는 말이다.
캐럴의 기원은 429년 로마시대의 성탄 시기에 로마 감독관 켈레스포로스가 교인들에게 「하느님을 찬양하세」라는 말을 통해 시작됐다고 한다. 또 프란치스코 성인은 구유를 만든 후 그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 노래도 캐럴이었다고 전해진다. 노랫말이 아닌 음악적 형식으로 구분했던 캐럴은 마리아, 아기예수 등을 주제로 한 것도 많지만 부활절 캐럴도 있고, 성모승천, 성령강림 등 교회력의 모든 절기에 따라 200여곡이 훨씬 넘는다.
또 캐럴은 라틴어와 영어가 섞여 있으며 가사보다는 음악과 선율을 중시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빠른 박자의 즐거운 노래로 된 것이 많다. 성가가 경건하고 엄숙하며 신학적인 요소를 지닌 반면, 캐럴은 유쾌하고 대중적인 성격을 지닌 성가인 것이다.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캐럴은 바로크 시대 이전부터 불리어져 구전되어 온 「저 들밖에 한밤중에가」 있으며, 「고요한밤 거룩한밤」도 17세기에 작곡된 대표적인 캐럴의 고전이다. <이승환 기자>
황금 유향 몰약 드려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 모친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리고 보물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마태오 2, 11).
동방박사 세 사람이 예수께 바친 예물은 모두 귀하고 값진 것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옛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태양은 최고의 신이었다. 태양과 황금은 서로 깊은 관계가 있다. 찬란히 빛날 뿐 아니라 녹슬지 않고 썩지도 않아 어느 나라에서든지 금의 색은 곧 신의 색으로 여겨져 왔다.
동방박사들은 갓 태어나신 온 인류의 왕 예수 그리스도께 임금의 상징인 황금을 선물로 바쳤던 것이다.
유향은 분향하는 곳에 쓰이는 가장 귀한 기름이다. 아라비아 지방의 관목에서 나는 향기로운 송진인 유향은 향기가 매우 진해 성전의 제사를 위한 신비로운 향기로 사용됐다. 향을 피운다는 것은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유향을 드린 것은 기름 부으심을 받을 왕으로서의 예수님께 대한 신앙고백을 의미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 기도와 찬미의 마음을 바친다는 의미이다.
몰약은 미르라(myrrha)라고도 하는데 향기와 쓴맛이 있어 옛날부터 향료 또는 의약으로도 쓰이고 아울러 시체의 방부제로도 쓰여 왔다. 시체를 염하거나 마취제로 쓰이는 것으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몰약은 또한 「몰약과 침향과 계피로 당신 옷들이 모두 향기로우며 상아궁에서 들리는 현악소리가 당신을 즐겁게 하나이다…왕후는 오빌의 황금으로 단장하고 당신 오른편에 서 있나이다」(시편 45, 9∼10)에 나타나듯 「메시아와 왕의 특별한 향기」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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