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따뜻한 정성으로 이 냄비를 끓입시다』
1891년 겨울. 미국 서부 오클랜드 부두에서 구세군 사관인 조셉 멕피씨가 한 손으로 종을 울리며 행인들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옆에는 주방에서 사용하던 큰 쇠솥이 철제 걸이에 걸려 있었다. 생소한 모습에 행인들이 몰려들었고 조셉씨는 성탄절에도 추위와 굶주림에 어려움을 겪는 도시빈민들을 위해 기금을 모아줄 것을 청했다. 제복과 종소리, 빨간 냄비로 대표되는 자선냄비는 이렇게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1928년 당시 한국 구세군 사령관이었던 박준섭 사관이 서울 도심에 냄비를 설치하면서 시작됐으며 현재 전세계 100여 개국에서 성탄이 가까워 오면 등장하고 있다.
자선냄비는 개신교의 한 종파인 구세군(Salvation Army)에서 운영하고 있다. 구세군이 밝힌 2001년 자선냄비 수익금은 총 22억여 원. 수익금은 전액 「복지시설 지원」, 「기초생활보호자 집단구호」, 「개안수술비」, 「결식아동 및 조선족 심장병 치료」 등에 쓰이고 있다.
개신교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는 있지만 자선냄비는 어느새 연말 자선활동 중 가장 눈에 띄고 일반인들의 동참이 활발한 활동으로 자리하고 있다. 흰 봉투에 백만원짜리 수표를 넣고 사라진 노신사, 4년째 같은 자리, 같은 냄비에 수백만 원을 기부하는 아주머니. 고사리 손으로 자선냄비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는 아이의 모습들까지. 연말이면 뉴스거리로 회자되는 모습이 이제는 종교를 초월해 이웃사랑의 필요성을 되살리고 모두가 더불어 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에 기여하고 있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