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돔에 대한 심판과 유다에 대한 구원을 선포하는 오바디야 예언서의 메시지를 듣고자 한다.
오바디야서는 21절만으로 구성된 것으로서 구약성서에서 가장 짧고 가장 단호한 예언이 실려있으며 전체가 「에돔」에 대한 심판 신탁으로 이뤄져 있다.
에돔은 유다 남부와 사해 일대의 땅으로 에사오의 후손들이 주거하는 곳으로 저들은 야곱 후손들과 형제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원전 587년 유다가 멸망했을 때 고소하게 여기면서 약탈했을 뿐만 아니라 바빌론인들에게서 유다인들을 노예로 사서 이득까지 취하였다. 이들의 야비하고 잔혹한 행위의 대가는 반드시 치를 것이라고 예언자는 전한다. 본 예언서는 유다의 참회에 잇따른 에돔의 만행이 상세한 점으로 볼 때 유배 기간중이나 유배 직후에 집필되었을 것이라 본다.
「오바디야」라는 예언자의 이름은 「주님을 예배하는 자」 「주님의 종」을 의미한다.
본 예언서는 간결하고 단순한 표현 속에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풍유적으로 세상을 비난하고 윤리적으로는 육을 비난하여 메시아가 오시면 육은 정복될 것이라고 한다. 즉 메시아의 시대가 오면 에돔에게는 칼과 불이 내릴 것이며 동시에 예루살렘은 새 생명을 얻은 듯 누릴 자유에 대한 예언을 대조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에돔은 산악지대로서 바윗굴이 많고 자연적으로 요새화된 곳이 많아 적의 위협이 있을 때마다 이러한 유리한 자연조건 때문에 위험을 모면하다보니, 저들은 방자할 대로 방자해져 자만심과 교만이 머리끝까지 찼다. 그러나 에돔의 철저한 멸망이 예고된다(1~9절). 형제 나라를 멸시하였으니 멸시를 받고(2절. 4절), 약탈하였으니 이제 거꾸로 약탈당하며(5~6절), 동맹을 깨뜨렸으니 동맹국들에게 배신당하고(7절), 슬기로운 민족이라고 자부하여 왔으니 앞으로 그들에게서 지혜가 사라져버리며(8절), 또 살인을 저질렀으니 전멸하리라는 것이다(9절).
10~14절은 에돔이 심판받게 된 이유를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반목되던 야곱과 에사오의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다윗 시대부터 이스라엘의 지배를 받아오던 에돔이 기원전 8세기에 독립을 획득한 후 바빌론 시대에는 형제국인 유다를 적대시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만행을 저지른 것이 바로 에돔의 죄악이라고 고발한다.
에돔의 심판은 그들이 저지른 죄악에 상응하는 벌을 받은 것이다. 즉 『너희가 저지른 만큼 너희는 당하리라』(15절)라는 이 요약문은 보복 신탁으로 본 예언서의 핵심 구절이다.
하느님의 뜻에 어긋난 자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고 또 들이켜야」할 것이다(16절). 여기서 「마신다」는 말은 처벌을 의미한다(예레미야 25, 15~29 에제키엘 23, 32~34). 그러나 하느님은 당신의 자비에 따라 새로운 시작 「주님의 나라」를 향한 새로운 문을 열어 놓으신다. 즉 징벌을 내리시는 하느님의 정의는 결국, 이 세상에서 모든 악을 없애고 온전한 구원의 나라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21절).
오바디야는 구원 예언자의 대변자로서 가난한 자 편에 선 하느님의 정의와 실현될 이스라엘의 회복 그리고 하느님의 절대적 왕권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메시지는 오늘의 사회상 안에 무죄한 자의 설자리를 대변해 주고 있으며, 정의가 구타당하는 것을 보고도 방관하는 자 또한 에돔의 죄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고발한다.
그리고 오바디야가 이렇게 에돔에 대한 심판과 함께 유다의 회복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날에 야훼의 정의가 반드시 보복해 주시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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