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른바 명품족이라는 새로운 집단의 출현이 얼마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청소년들에서 초등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가 명품신드롬에 휩싸여 있다.
루이비똥, 프라다, 페라가모 등 유명 브랜드를 앞세운 명품 앞에 「전 지구적 소비자」로서 「문화적 봉」이 돼가고 있다.
이 같은 신드롬에 한술 뜨고 있는 것이 「명품소개소」로 자청한 언론과 방송이다.
「미디어 오늘」이라는 주간지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방송되고 있거나 방영을 앞두고 있는 18개 드라마(시대극.농촌드라마.시트콤 제외) 중 16개 드라마에서 재벌과 재벌 2?3세, 기업체 사장, 명문가, 유학파 엘리트 등 이른바 「상류층」이 주인공과 주요 배역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대해 간접광고 효과를 노린 명품업체들의 적극적 홍보와 협찬 수입을 노린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드라마는「명품 전시장」으로, 연기자들은 「명품 모델」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각종 TV광고 역시 명품열기를 고조시키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명품이라면 왜 사족을 못쓰는 것일까? 한 마디로 시계, 가방, 안경, 구두, 옷 등의 명품을 소유했을 때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사회적인 신분상승이라는 욕망을 상품의 기능이 아닌 기호의 소비를 통해 충족시키려는 것이다. 그래서 고가의 명품을 지니지 못하는 사람들은 「짝퉁」(가짜)이라도 구입해서 행복을 추구하려 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시옹」(모사)의 세계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가짜가 진짜로 둔갑되어 허구의 세계 혹은 이미 짜여진 매트릭스 안에서 인간은 기호의 소비를 통해 서로간에 사회적 차별 내지 권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텔레비전이 만들어내는 허구의 세계 앞에 오늘도 사람들은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으로 꾸며진 명품 전시관을 들여다보며 상류층의 삶을 꿈꾼다.
그러나, 아무리 명품으로 치장하고 상류계급의 반열에 든다해도 인간성을 상실한다면 빈껍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구약성서에서 보면 사무엘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다윗을 뽑아 왕으로 세울 때 하느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용모나 신장을 보지는 말라…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 야훼는 속마음을 들여다본다』(1사무 16, 7). 하느님이 보시기에 속마음이 아름다운 「인간명품」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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