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온 나라가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함성과 축제속에서 더 넓고 뛰는 가슴으로 누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었던 때, 필자는 네트워킹, 컴퓨팅의 새로운 분야에 대해 연구, 조사하면서 이 드넓은 지평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앞서가는 기업의 두뇌집단들이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히딩크의 리더십에서 찾는다면 앞으로의 기업의 사활이 걸린 새로운 방향을 유비쿼터스에서 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비쿼터스를 조용한 혁명이라고 부르지만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난 충격과 놀라움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있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마크 와이저에 의해 처음 제시된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은 그가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월드와이드웹(www)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본격화된 정보혁명이 새로운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가상의 세계를 창조해 그 안에 극장, 쇼핑몰, 박물관, 신문사, 방송국 등을 끌어들여 새로운 전자공간을 창조했다는 것은 이제 누구라도 안다.
그러나 이 제3의 공간은 우리가 숨쉬며 살아온 실제 공간과의 충돌을 야기하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컴퓨터라는 매개가 필요하고 시공의 제약을 받으며 또 누구나 공평하게 정보혁명의 재미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새로운 빈부차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혁명은 4차 공간혁명으로 정보혁명의 연장선상에 있으나 발상은 정반대에서 시작된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공간에 컴퓨터를 심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공간에서는 물리적 환경과 사물들간에도 전자공간과 같이 정보가 흘러다니며 마치 사람이 그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지능화되어 정보를 수?발신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활동을 수행한다. 결국 유비쿼터스 혁명은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하고 사람, 컴퓨터, 사물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최적화된 공간을 창출하는 마지막 단계의 공간혁명이다』(전자신문에서)
유비퀴터스는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는데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존재한다」라는 뜻으로 다분히 종교적이다. 옛날 교리서에 설명된 아니계신 데 없이 다 계신 하느님, 시공을 초월하여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 유비쿼터스 공간혁명이 인터넷 속으로 사라진 실제 공간을 다시 부활시켜 더 유연하고 더 인간적이고 더 친밀하고 더 신선하게 한다면 우리는 이제 심드렁해진 신앙, 종교가 주는 체험적인 기쁨이나 평화에 대한 갈망이 사라진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다시 유비쿼터스, 즉 하느님의 현존을 일깨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믿고 싶었기에 너무 가슴 뛰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현실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어떤식으로 접근할 것인가? 늘 뒷북을 치는 교회의 관심을 어떻게 불러일으킬 것인가? 다시 고민속으로 숨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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