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기서는 12 소예언서 중 마지막 예언서이며 영적 쇠퇴기로 빠져들어 가는 시기에 신약의 메시아에 대한 대망을 준비시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의 사자」(3,1)란 의미의 이름을 가진 말라기가 역사상의 실재 인물인지조차 모호하며, 예언자가 활약한 시대는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으나 이 예언서의 역사적 가치는 예언자 하깨 시대와 에즈라, 느헤미야의 개혁조치 사이에, 바빌론에서 귀향 후 유다 공동체의 생활 모습을 생생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둔다. 이 시대의 종교적, 사회적 여러 여건은 비참함 그 자체로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일반화 되어갔다. 그리고 영적 지도자인 사제들마저도 일반 백성들과 다를 바 없이 그들의 임무에 형식적으로 처신하고 성스런 율법에 대하여 전혀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아 새로운 개혁의 필요성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이 보여진다. 본 예언서는 여섯 개의 설교와 하나의 발문으로 되어있으며 크게 두 부분 즉 제관들과 백성들의 죄악(1, 1~2, 16) 그리고 상선벌악을 위해 오시는 하느님(2, 17~3, 24)으로 나눌 수 있다.
말라기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사제와 백성들의 생활 법규를 갱신하라는 것으로서 예언자는 거룩하신 하느님의 백성답게 처신하라는 말씀이다. 즉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법을 가르치면서 합당한 제사를 드려야 하는 제관들의 타락에 대하여 신랄히 지적하면서 자기 직위에 맞갖은 행위를 하도록 촉구한다(2, 9). 예언자는 계약의 정신을 상기시키며 참된 예배는 형식적인 의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야훼께 대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에 바탕을 두고 이웃에게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교도와의 결혼은 순수한 야훼 신앙을 파괴할 위험이 있으므로 이를 경고하면서 창세기 2장의 가르침과 연결하여 신약 성서의 일부일처제와 결혼의 불가해소성에 대한 가르침을 준비시켰다. 즉 결혼의 신성성과 혼인성사 신학에 기초를 놓은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최후의 심판을 의심하는 자는 심판을 면하지 못하리라는 예언을 선포하면서 갑자기 다가올 주님의 날에 대비하여 언제라도 응답드릴 수 있는 자세로 임하라고 재촉한다. 또한 상선벌악의 하느님은 심판의 용광로에서 당신 백성을 정화시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착한 사람들이 끝내 승리하게 하실 것이라고 한다.
예언자는 메시아시대를 준비하는 특사 이야기를 한 유일한 예언자로 신약 시대가 다가올 조짐을 보여준다(3, 1). 복음사가들은 세례자 요한을 가리켜 주님의 날인 메시아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선구자라고 한다(마태 11, 14 17, 9~13 루가 1, 17. 76 7, 27 마르 1, 2). 또 예언서의 마지막 구절 엘리야가 오리라는 예언(3, 23)은 예수님 친히 『실상 엘리야는 벌써 왔다』(마르 9, 11)고 정확히 해석해 주셨다. 이렇게 말라기는 구약 최후의 예언자로서 신약성서의 메시아 대망을 준비시키고 있다.
말라기는 사목적 관심을 가진 예언자로서 체념과 무관심에 빠진 유다인들을 질타하고 격려하면서 확신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예언자는 우리가 지켜야 할 의무를 타성적으로만 준수하는 피상적인 신앙에 안주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늘 깨어 기다리는 마음과 회개(3, 7)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삶에로 초대한다(3, 22). 즉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이 드릴 진정한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사람이 되십시오. 이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그분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를 분간하도록 하십시오(로마서 12, 1~2).
지금까지 성서말씀나누기를 집필해 주신 류제옥 수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호부터는 미리내 성모성심 수녀회 김혜윤(베아트릭스) 수녀님께서 수고해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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