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부분의 문화 상품들은 고도의 상업성을 바탕으로 하는 대중 매체를 매개로 이루어진다. 영화, 연극, 비디오, TV, 라디오 등 전통적 매체들은 물론 위성방송, 케이블 TV, 인터넷 등 첨단 매체에 이르기까지 생산과 배포, 향유의 전 과정에서 상업성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있다. 예컨대 방송의 경우, 시청률 무한 경쟁으로 선정적, 자극적인 내용으로 일관하기 일쑤이고 영화나 비디오의 경우, 선정성과 폭력성은 이미 극에 달해 있다. 인터넷의 경우 수익을 내는 분야는 포르노 뿐이라고 한다.
비그리스도교적 요소 내포
문제는 선정성과 폭력성에만 있지 않다. 인간성을 고양하고 초월적 세계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 중에서도 교회 가르침에 어긋나거나 종교적 가치를 훼손하고 건전한 신앙 감각을 흐리게 하는 내용들이 있을 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등 마법 세계를 다룬 영화, SF 무협소설, 뉴에이지 계통의 대중음악들, 그리고 「사랑과 영혼」이나 「ET」처럼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들 역시 그 한편에는 비그리스도교적인 요소들을 품고 있다.
물론 현재 교회 안에서도 미디어 관련 활동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다. 지난 2001년 창립된 가톨릭 미디어교육 연대회의를 비롯해 성 베네딕도 수도원이 운영하는 베네딕도미디어,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 등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일부 본당에서는 각종 문화 강좌를 통해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 외에 몇몇 뜻있는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하는 「밝은 세상」은 영화를 중심으로 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은 YMCA 「건전한 비디오 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시청자 시민운동본부」 등 일반 시민단체나 개신교 등에서의 활동이나 대중문화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생각해볼 때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교회 안에서도 신자들이 미디어를 복음적인 시각에서 식별할 수 있도록 「모니터 교실」 등의 강좌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배출된 인력들을 육성해 모니터 그룹으로 양성,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가톨릭 미디어 비평 집단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신자 전문인 적극 활용
아울러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교회 안의 신자 전문인들을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랫 동안 미디어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던 가톨릭 신자 전문가들이 개신교 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생각해볼 때 이들이 활동할 장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적인 시각으로 매체들을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신학교 고학년들을 중심으로 모니터 모임을 만들어 여기에서 나온 결과들을 활용하고 이들을 지도자로 평신도들이 참여하는 모임을 구성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문화의 복음화」를 강조해온 매스컴위원회 총무 김민수 신부는 특히 교회가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식별력」이 있어야 한다며 『문화를 읽어내는 능력을 끊임없이 배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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