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동포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제 존재 자체가 좋은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태국인 평신도선교사 농 수파트라(소화 데레사.29)씨는 환한 미소만큼이나 희망적인 말로 새해를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8일 한국에 들어와 태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농씨는 태국 주교회의가 자국 노동자를 위해 한국에 파견한 첫 평신도선교사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정규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의 존재는 태국인 노동자들에게 희망 이상의 의미로 다가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자신들을 돌보아 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제가 벅찰 지경입니다』
불교신자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뛰어넘어 농씨에게 다가서는 태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은 그만큼 답답하고 힘들었던 현실을 대변해주는 듯했다.
지난 3개월간은 농씨에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이었다. 동포들의 입출국을 돕기 위해 대사관 드나들기는 보통이고 교통사고 등을 당해 억울한 처지에 놓인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경찰서를 오간 것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농씨가 자신의 동포들을 통해 경험한 한국은 기대만큼이나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왜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거리조차 자유롭게 거닐 수 없는지…』
그런 가운데서도 한국신자들이 교회와 신앙활동에 보이는 열정과 사랑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농씨는 외국인노동자들도 이국의 삶에서 그런 부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모든 이들이 한 형제처럼 지내며 힘을 합쳐 보다 나은 미래를 그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인노동자」이기 전에 「형제」라는 말을 먼저 떠올리길 당부하는 농씨의 말에 새로운 희망이 담겨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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