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이주·이민·유동 인구에 대한 효과적인 사목 직무수행이라는 목표 아래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를 두고 위원회 산하에 해외교포사목부와 관광사목부, 해양사목부, 국내외국인사목부를 구성, 전방위적인 이주민 사목에 나서고 있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펼쳐온 이주사목 활동을 점검하고 국내외국인사목과 관광사목 등 앞으로의 활동비중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이주사목 분야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전망해본다.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의 2002년 활동보고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154개의 한인교회와 161개 공소 한인공동체가 있으며,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포사목 사제의 수는 160명, 수도자는 1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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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외국인 노동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교회에서는 미사, 상담소, 무료 진료소 등을 지원하며 사목 전면에 나섰지만, 아직 사목단체와 활동에 대한 종합적인 인프라가 갖춰져있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은 2000년 재한외국인노동자 대희년 축제 모습.
현재 국내에는 외국인노동자 30만명을 비롯, 대략 70여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도 국내에 들어와 있는 북한 이탈주민, 조선족 동포까지 합치면 국내 외국인 사목의 대상은 엄청난 범위로 커진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주민들에게 대해서는 거의 손을 쓰지 못해 온 것이 현실이다. 외국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외국인, 특히 노동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제 이주민을 맞아들이는 교회로 탈바꿈한 한국교회가 국내외국인 사목에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 특히 외국인노동자의 수가 9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하면서 대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교회에서는 외국인노동자 미사, 상담소, 무료진료소 등을 만들어 사목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교구나 수도회, NGO 별로 진행된 이러한 활동은 활동 자체가 지엽적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교회 내에서도 외국인노동자사목 단체와 활동에 대한 종합적인 인프라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일선에서 외국인노동자 사목을 전담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관심 환기와 사목 대안 마련에 전 교회가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3월 14일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목현장에서 일하는 단체와 기관의 대표자들을 모아 노동자 사목의 경험과 현황을 나누는 네트워크 모임이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위원회 뿐 아니라 교회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모임은 국내 외국인 사목에 대해 교회내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총무 정병조 신부는 『이주사목위원회의 활동의 주 목표는 해외교포 사목이 아니라 국내 외국인 사목』이라고 밝히고 『현재는 활동 단체들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번 네트워크 모임을 토대로 외국인사목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주사목의 범주에 속하는 관광사목, 해양사목도 교구의 특성에 맞춰 사목 활동이 전개되어야 하는 이주사목의 분야이고 특히 관광사목의 경우는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따라 최근 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분야이다.
실제로 춘천과 원주 등 국내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교구에서는 작년 한해 관광사목을 위한 교구차원의 대책들을 마련하고 「가족피정」, 본당 특성을 살린 「계절축제」 등 단발적인 행사를 마련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현재 지역별로 추진되는 관광사목 내용들을 교회 전체가 공유하고 협조하는 체계가 준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교구민 수나 재정 면에서 여타 도시교구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전 교회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사목을 펼치기에는 교구 자체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 5일 근무제 실시와 함께 여가 활용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일상화될 때 이미 관광사목은 특수사목이 아니라 본당사목과 같은 상시적인 사목 영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관광사목 활성화를 위해 교회 전체가 나서야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해양사목의 필요성이 특별히 요구되는 이유다. 현재 부산과 인천교구 등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해양사목협의회, 항만사도회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양인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 인식은 여타사목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지난 2000년 부산에서 개소한 국제선원센터는 천주교, 성공회, 개신교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마련한 선원복지시설로 국내와 외국선원들을 위한 종교단체의 사목적 배려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사목인력과 공간, 재정부족, 선원들에 대한 이해부족 등은 해양사목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더욱 필요함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
“외국인 노동자 교회가 돌봐야”
▲ 강우일 주교
교회가 이민의 날을 정하고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통적으로 교회는 모든 사람은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존재이며 어떤 인종이나 성별이나 연령이나 출신이나 계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등한 존엄성을 갖기에 초창기부터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을 형제로 받아들이고 같은 하느님 백성의 식구로 서로 사랑하여야 함을 강조해 왔습니다. 지구상에는 약 1억 5000만명의 이주민이 있으며 이 방대한 수의 이주민들은 국가?종족 간의 분쟁으로 이어지고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사는 현대의 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세계의 평화를 증진하기 위하여 이주민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과 배려를 증대할 의무를 지니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간 이주사목위원회의 주된 활동은 해외교포사목이었습니다.
▶해외교포 사목은 일차적으로 해당 지역 교구와 그 나라 주교회의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의 교회가 구체적인 관심을 갖지 못할 경우 한국 주교회의가 이들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가능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지역 교구의 요청과 양해 아래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한 과정없이 한국 교구나 주교회의가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또 현실적으로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한인 교우 공동체에 한국 교구나 주교회의가 직접 개입하거나 뒷바라지를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오늘날까지 한국 교회는 교포공동체의 사목자가 부족할 경우 해당 지역 교구장의 요청에 따라 한국의 성직자를 파견해 왔고 이주사목위원회는 해당 지역 교구장과 한국의 교구장 사이에 중개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역할은 계속 수행할 것이며 교포 공동체가 원활한 사목을 수행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주사목과 관련, 한국교회가 당면한 과제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다수 외국인노동자들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힘든 일을 싼 임금에도 불구하고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은 이들 없이는 제조업을 유지해 나가기가 불가능하며 따라서 외국인노동자는 한국경제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는 존재입니다.
교회는 교회의 인간관과 세계관에 입각하여 외국인 노동자들이 갖는 역할과 자격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들이 겪는 차별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 관련 기관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하며 이들에 대한 차별이나 억압적 정책을 폐지하도록 해야 할 것힙니다. 외국인노동자와 더불어 중국국적의 조선족 노동자, 인권유린과 폭력에 희생되고 있는 유흥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여성노동자들 또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입니다.
당면한 과제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앞으로 이주사목위원회가 추진해 나갈 활동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과거에는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가 해외로 이민 나가는 한국 교민들의 정착과 지속적인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외국인 노동자가 30만 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 교회는 이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주민들의 사목을 이제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이러한 이주민 사목의 직접적인 책임은 각 교구장에게 있고 교구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구는 교구 차원에서 외국인 노동문제 상담소,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외국인 노동자 진료소, 외국인들이 매주 모여 모국어로 미사를 지내고 친교를 이룰 수 있는 장소 등을 마련하여야 하며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는 이러한 기구들이 횡적으로 연대하며 정보교류와 효과적인 활동을 펼쳐 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를 도입하고 조정하는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