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님이시여!/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집 뒷문 빗장을 걸어둔 채 대문 밖에 나서서 미래의 행복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나이다/ …님이시여, 아무리 어려우시더라도 뒷문만은 닫지 마소서』
고령 들꽃마을 창설자 최영배 신부가 삶의 체험과 사랑을 담은 단상집 「들꽃처럼 살으리라」(까치/182쪽/8500원)를 펴냈다.
제목처럼 들꽃을 닮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순수함과 연민, 자기고백으로 엮어내는 삶의 단상들은 자유롭고, 겸손한 들꽃의 이미지로 와닿았다. 하나 하나의 주제들을 읽어가다보면, 「사랑」이란 보편적 진리가 곳곳에 묻어난다.
「님은 빈 자리에서 빈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백번의 사랑보다 한번의 용서가 더 아름답습니다」, 「세상이 바뀌어서 내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서 세상이 행복한 것입니다」이란 문구에서 느껴지듯 79개의 짧은 단상들은 삶의 진리를 제시해주고 있다.
종교적 색채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다. 「사랑의 님이시여!」, 「항상 겸손하신 님이시여」 등의 부름은 물론 사랑하는 하느님을 뜻하지만, 독자 자신일 수도 있고, 타인일수도 있다.
하지만, 첫째가는 계명인 「사랑」, 조건을 걷어낸 「사랑」의 메시지가 강하게 울려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며칠 전 한 개신교 신자로부터 감사하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고 너무나 기뻤죠. 부족한 글이지만, 가톨릭과 대중, 나아가 모든 종교를 아우르며 서로 사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엮었기 때문입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그랬듯, 이 단상집으로 대중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알리고 싶다는 최신부. 최신부는 『순수한 사랑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그 순수한 사랑으로 모두를 끌어안는다면 언젠가는 완전한 선교로 이어질 것』이라고 희망했다.
최신부는 현재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원목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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