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한번도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신 주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푸근한 인상만큼이나 따뜻한 마음,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를 버릴 줄 아는 겸손함으로 군종교구의 맏형 역할을 해온 최봉원(대령.50) 신부가 2월 10일 전역미사를 끝으로 출신교구인 마산교구로 돌아간다.
지난 1977년 12월 사제로 서품된 후 마산교구 진해중앙동본당 보좌 등으로 지역교회 사목에 잠시 몸을 담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80년 육군 제1사단 군종신부로 군종교구와 인연을 맺은 후 육군대학, 수방사, 1군사령부, 육군사관학교, 2군사령부, 3군사령부 등을 거치며 삶의 대부분을 군과 함께 해온 최신부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전역을 앞둔 최신부의 현 직책은 육군군종감, 군종병과의 최고 책임자다. 군종감 퇴임 후에도 국방부 군종실장이라는 상위보직이 보장돼 있었지만 군 발전을 위해 아쉬움을 가슴에 묻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참모총장과의 간담회 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전역의사를 밝혀 군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그는 그간 꾸준히 자신의 전역을 준비해왔다.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느끼는 것은 욕심이고 자만인지도 모르지요. 처음 군에 몸을 담으려 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전역을 앞두고도 눈길을 헤치며 강원도 인근의 격오지 부대와 하급부대를 부지런히 찾아다닌 최신부는 「필요로 하는 곳에 있어주는 존재, 필요를 채워주시는 하느님」이라는 삶의 모토를 몸으로 실천하는 성실한 사제상을 보여왔다.
국방부 군종실 주무장교로 재직하며 군종교구 사무처장과 관리국장, 국군 중앙본당 주임 등을 겸임하던 시절을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떠올리는 최신부는 그 또한 군사목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을 수 있었던 은총이 시기였다고 밝힌다.
군종감으로 일해온 지난 2년의 기간 동안 군종병과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인력운영의 체계화와 종파간 화합 등에 심혈을 기울여 군종병과의 위상을 그 어느 때보다 높였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최신부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제로 통해왔다.
IMF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98년과 99년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병가정을 돕기 위해 바자회를 여는가 하면 신앙생활이 쉽지 않은 사병들을 대상으로 성지순례와 봉사활동을 이끌어내 호평을 얻는 등 옮기는 임지 곳곳에서 군사목의 전형을 만들어왔다.
『군종신부를 비롯한 군인신자들은 군에 파견된 이들입니다. 파견된 이로서 사명감을 지니고 군의 특성을 이해하고 포용하려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남을 위해 바칠 수 있는 신앙정신과 군인정신은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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