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사중의 하나인 병사성사는 그 일차적인 목적이 병자들에게 위로를 주고 병과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시켜주는데 있다.
그러나 성사가 지니고 있는 특별함 때문에 흔히 「종부성사(終傅聖事)」라고도 불리면서 죽음을 앞둔 이들만을 위한 성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신학자들과 과거 교회 교리서에서도 병자 성사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던 경향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병자성사가 특수한 성격을 지녔고 다른 성사와 비교할 때 과소 평가된 경향도 없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병자성사가 「병중에 있을 때는 횟수에 관계없이 사제에게 청할 수 있는 칠성사중 하나」로 재천명 되었던 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였다.
특히 교황 바오로 6세는 72년 11월 30일 교황령 「병자들의 거룩한 도유」(Sacram unctionem infirmorum)를 반포하면서 병자성사 신학과 전례를 확정했다. 이를 통해 교황 바오로 6세는 병자성사가 칠성사 중의 하나임을 재확인 하면서 그 제정자는 주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밝히고 트리엔트 공의회 선언을 반복했다. 이어서 사도 야고보를 그 공포자로 소개했다.
신학자들은 이러한 사실에 앞서 모든 성사가 그리스도인 생명의 기본적인 선을 대표해 주고 육화시켜 준다는 면에서 신자들은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병자성사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의 교령은 병자성사에 대해 『교회의 사제들이 먼저 안수를 한 다음 믿음으로 구하는 기도를 드리고 하느님의 강복으로 거룩하여진 기름을 병자들에게 바르는 것』으로, 또 『이 예식으로써 성사의 은총이 표시되며 수여되는 것』(5항)으로 밝히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성사의 은총은 성령의 은총을 말한다. 이로써 병자는 구원의 도움을 받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 악마의 유혹, 죽음의 번민 안에서의 굳셈, 고통의 감수 인내, 건강의 회복, 죄의 용서 및 참회의 완성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6항).
병자성사는 교회법상 세례성사, 고해성사 이외 성사들처럼 중죄 중에는 받을 수 없다. 만일 병자가 중죄 중에 있다면 고해성사를 먼저 받아야 하지만, 의식이 없을 경우는 병자성사에 의해 그 죄도 용서받을 수 있다.
또한 질병이나 노환으로 위독한 영세자가 기본 대상이지만 노령자는 병세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성사를 받을 수 있으며 외과 수술을 받을 때 마다 그리고 병세가 악화되거나 재발될 때에도 성사를 실시할 수 있다.
병자성사가 신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야고보서 25장 14절에 잘 드러나고 있다. 『여러분 중에 앓는 사람이 있으면 교회의 원로들을 청하십시오. 그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고 그를 위하여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믿음으로 구하는 기도는 앓는 사람을 낫게 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신학자들은 『병이란 난치의 불행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더불어 그분의 수난과 운명을 나의 것으로 나누어 갖는 하나의 신비』라고 설명한다. 또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안에서 그리스도와 신자가 동일하게 되어 구원의 신비와 역사의 절정이 되는 사실들을 구체화시켜 준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교회는 병자를 위해 기도할 때나 병자성사를 집전할 때 가능하면 환자의 가족, 친척, 친지들이 자리를 같이하여 기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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