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개막식에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서울대교구의 쇄신을 위한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 위한 타 종교 지도자들과 사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개신교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백도웅 목사와 부총무 임흥기 목사가 참석했고 불교계에서는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지거스님, 원불교에서는 장응철 교정원장을 비롯해 여러 명의 성직자들이 참석했다. 또 유교에서도 와병 중인 최창규 성균관장을 대신해 유병택 부관장과 신현석 사무총장이 참석했고 성공회 서울교구장 정철범 주교도 함께 자리했다. 천도교 홍장화 종무원장과 주선원 교화관장,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과 김재완 사무총장이 참석했고 학계에서는 서울대 종교학과 정진홍 교수가 방문했다.
이들은 개막식 내내 제대 뒤편에 함께 함으로써 자리를 빛냈고 백도웅 목사, 지거 스님, 정진홍 교수 등은 전체 회의에서 참관인 발언을 통해 한국 천주교의 쇄신과 발전을 기원했다.
▲ 시노드의 막을 여는 개막식에서 말씀의 전례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대의원과 전문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개막식을 마치고 정진석 대주교가 타종교 지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기대와 각오
개막식과 제1차 전체 회의에 참석한 대의원과 전문위원들은 한결같이 이번 시노드에 대한 기대와 각오를 피력했다. 특히 성당 뒤편에 마련된 방청석에는 대의원이 아닌 일반 방청객들도 적지 않게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방청객 김현정(세실리아·36)씨는 『그동안 주보 등을 통해서 시노드 소식을 들었는데 직접 와서 들어보니 교회가 진실로 성령의 역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조급하지 않게, 하지만 정말 진실하게 교회가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 “하느님의 뜻으로”
1부 개막식에서 참석한 대의원과 전문위원들은 신앙과 도덕에 관해 교회가 가르치는 모든 교리들을 받아들이고 고백한다는 「신앙 선서」에 이어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다짐하는 「임무 수행 서약」을 했다. 이들은 특히 교회의 부름을 따라 『보편교회와 개별교회에 대하여 주어진 모든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하느님과 거룩한 복음이 저를 도와주시기를 빈다』며 간절하게 기원했다.
▨ 천주교회에 고언(苦言)
전체 회의 때 대의원들은 깊은 자기 성찰을 통해서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짚고 개선을 요청했는데 이와는 별도로 참관인과 내빈들이 제삼자의 입장에서 한국교회에 던져준 몇마디 말들은 그야말로 충심어린 고언(苦言)이라 할 만했다.
백도웅 목사는 축사에서 서울대교구의 이번 시노드가 『서울교구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쇄신에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며 『쇄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엄정하게 꾸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거 스님은 참관인 발언을 통해 성지 성역화가 자칫 성지의 본래 취지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교회 전체 차원의 통합적 기구를 통해 성지 개발이 남발되는 것을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교회 살림 더 투명해야”
사회인사를 대표해 참관인 발언을 한 정진홍 교수는 한국교회가 개선해야 할 점을 크게 다섯가지로 지적하면서 뼈아픈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정교수는 특히 미국 가톨릭교회의 성직자 성추행 사건이 단지 미국 교회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지적하면서 성직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과 신학, 교회 구조적 논의가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정교수는 또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한국적인 정신으로 한국 역사와 문화를 해석하고 풀이해야 한다는 점, 시복시성운동이 자칫 「사업」으로 흐르지 말 것과 교회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속적인 일 처리」에 대한 반성, 교회 재정의 투명성 제고 등을 지적했다.
▲ 제1차 전체총회에서 7개 의안별로 각각 2명의 대의원과 전문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진 후 참석 대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의미·준비과정 영상물
개막식에 이어 오후 5시 시노드 준비위원회 위원장 이한택 주교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제1차 전체회의는 30분간의 휴식 시간을 빼고는 예정시간보다 1시간여를 넘긴 저녁 9시가 지나도록 진행됐다.
준비위원회는 개회 선언에 이어 시노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물을 상영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영상물은 위원회가 그 동안 각종 회의와 관련 자료 화면 등을 총망라해 제작한 것으로 시노드의 역사적인 중요성과 의미, 3년여의 준비 과정을 압축한 것이다.
▨ 교황청, 시노드 성공 기원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는 개막식에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크레센지오 세페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에게 보내온 친서를 통해 시노드 개막을 축하했다.
세페 추기경은 친서에서 『성령께서 이 모임을 이끄시어 모든 이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하여 개별 교회를 위해 미래의 사목 방향을 제시할 제안들을 내놓게 해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시노드가 성공적으로 열리기를 기대했다.
한편 김추기경은 축사에서 『시노드의 성패는 신자와 사제, 수도자들이 자신들의 삶을 얼마나 깊이 성찰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