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피자 등 이탈리아 음식은 최근 한국 사회의 자장면 다음으로 친숙하고 익숙한 외식 메뉴가 되고 있다. 그만큼 이탈리아 식당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미국식과 혼합된 피자나 한국식으로 변형된 스파게티 등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유명 호텔, 이탈리아 식당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이탈리아 요리를 찾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전 전민동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이탈리아 식당 「트레비(Trebi)」는 마치 진흙 속에 묻힌 보물처럼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이탈리아 요리의 「기본」을 맛보게 해주는 아주 드문 장소다.
트레비를 운영하는 박응래(베드로?전민동본당)씨는 이탈리아 씨에나의 국립 요리학교 「펠레그리노 아르투시」(Pellegrino Artusi)에서 졸업장을 취득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 요리의 정석으로 평가받는 토스카나 지역에 위치해 있는 이 학교는 그런 이유 때문에 가장 「이탈리아적인」 요리를 전수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학교를 졸업한 한국인은 지금까지 한두명 손으로 꼽을 정도. 그 희소성만큼 박씨는 이탈리아 요리의 진정한 맛을 한국에 알리고 이해시키고 싶어 최대한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침마다 빵을 구워내는 것은 물론 생파스타는 밀가루를 직접 손으로 밀어서 만들고 리코타 치즈, 이탈리아 소시지 등도 만들어서 사용하는 박씨는 샐러드나 음식 부재료에 사용되는 야채들도 비닐하우스에서 자체 재배해 테이블에 올리고 있다. 준비하는 요리들은 신선함과 각 재료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 모든 메뉴는 가능한한 즉석에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 철칙이다.
『파스타에 사용될 소스도 10인분 이상은 준비해 놓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하루에 두번 정도 소스를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스테이크도 주문이 들어오면 그 자리에서 고기를 절단해 양념한 후 그릴에 굽는 방식으로 요리합니다』.
그러한 박씨의 고집과 음식 솜씨는 인근 연구소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나 바이어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면서 이미 알음알음 소문이 나있는 상태다.
『고급 레스토랑을 가지 않더라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잘 만들어진 이탈리아 요리를 접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 것이 희망입니다』
손님들이 주방에 들러 『맛있게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박씨. 테이블 5~6개 정도 규모의 작은 식당을 마련, 시간에 쫓기지 않고 정성껏 음식을 차려 내는 것이 박씨가 지닌 소박한 꿈이다.
※문의=(042)862-9300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