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저녁약속을 취소한다(밤 8시45분 로또 방송때문).
· 포카 고스톱도 6장으로 친다(무조건 6장이 최고).
· 1억원은 돈으로 안보인다.
· 남이 쓴 숫자를 몰래 옆눈으로 본다(겹치면 당첨금이 줄기 때문).
· …
로또 열풍이 밀어닥치면서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 떠돌고 있는 다소 코믹하게 엮어진 로또 중독 자가진단법이다.
800억원에 달하는 로또 복권 추첨을 앞두고 벼락을 맞아 숨질 확률보다 16배나 더 어렵다는 통계에도 불구 최근 한국 전체는 「일확천금 인생역전」 꿈에 뒤덮였다.
특히 복권사상 최대의 「로또 대박잔치」였던 10회차분 로또 복권은 2608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이것은 통상 한 개인이 복권 5장이 들어있는 슬립용지 한 장을 모두 채운다고 할 때 18세 이상 전체 국민중 400~500만명이 복권을 구입했다는 의미다.
1월말 2월초,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이월되며 지난 6월 월드컵 이후 한국인의 가장 큰 화제꺼리로 부상했던 이 로또 복권 열풍은 농사를 짓는 70대 할머니, 주부, 10대 고등학생, 노숙자, 코리안드림을 안고 온 이주노동자들까지 「대박」을 꿈꾸며 복권 구입 행렬에 가담케 했다.
문제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복권 열풍이 단순한 심심풀이 오락 게임 차원으로 보기에는 일확천금을 위한 한탕주의가 너무 짙게 스며들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선량한 시민 청소년들에게까지 「복권 중독」과 「당첨의 환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몇십만원을 로또에 투자했다 당첨되지 못하자 딸아이 학원비 30여만원을 또다시 로또로 날리는 중독증세를 보이기도 했던 40대 권모씨, 한달 월급의 30%인 50만원을 투자해 2만원만 건지고 두통과 울렁거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어느 30대의 기사 등이 한 사례다.
최근 한 정보회사가 20~30대 직장인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2%가 「로또가 사행심을 조장한다」고 답하면서도 67.1%는 「앞으로도 로또복권을 계속 살 것」이라는 응답을 보여 젊은 직장인들 역시 대박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원인 분석
한국사회가 가히 복권 열풍에 휩싸이게 된 이면에는 1997년 경제위기 이후 불어닥친 「대박 바람」과 맥을 같이한다. 경제는 회복됐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해지면서 서민들은 큰 돈을 벌 수 없는 구조가 됐고 실업, 집값, 부채 상승 등의 현실에서 「한탕」을 통해 갑갑한 현실을 탈출해 보고자 하는 욕구들이 도박장과 복권 창구를 찾게 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손쉽게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복권을 남발한 정부의 복권 정책은 대박 환상을 더욱 부추기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0개 정부기관에서 주택 체육 기술 복지 기업 자치 등 추첨식 즉석식 인터넷 복권등 49종 복권이 발행되고 있는데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로또 복권은 난립한 복권사업을 정리하고 공익기금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10개 기관이 연합해서 발행하고 있다. 서민들의 사행심에 기댄 복권 사업으로 공익기금을 마련한다는 정부의 발상이 과연 얼마나 공동선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뒤늦게 당청금 이월한도를 2회로 제한하는 등의 억제책을 만들었지만 그것으로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복권을 한탕 노리는 도박이 아니라 생활속 오락이 되도록 전면적인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더불어 복권 열풍을 하나의 기부문화 자선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복권 시장 모습은 기부문화의 바탕없이 제도만 수입된 상황에서 배금주의 물질주의를 더욱 확장시키는 요인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 교회 가르침
교회가 지니고 있는 물질적 재화 재산에 대한 시각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제2차 바티칸공의회 「현대 세계의 사목헌장」 69항 『모든 사람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넉넉한 재화를 소유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처럼 기본적으로 재화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기 위한 필요 수단임을 밝히고 있지만 이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합당하게 땀을 흘려 일한 노동의 기쁨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즉 일확천금의 사행심이 바탕이 된 재화의 획득은 가톨릭 신자로서의 바른 자세라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교황 바오로 6세 회칙 「팔십주년」에서는 『창조된 재화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서 사회에 환원되어야 하며 사유재산권은 그 누구에게 있어서도 하나의 절대적인 권리 혹은 무조건적인 권리가 될 수 없고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의 재화까지도 자신을 위해 독점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회칙 「백주년」을 통해 『사유재산은 적절하게 모든 이를 위한 노동과 인간 성장에 기여한다면 정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김정우 신부(윤리신학)는 이번 로또 열풍에 대해 『사회가 물질주의 가치 안에서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밝히고 『인생역전이라는 말에서부터 모든 가치가 물질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으며 불로 소득을 통한 일확천금의 발상을 갖게 함으로써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병리현상』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김신부는 『이러한 것은 누구를 탓하기 전에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총체적으로 더욱 물질로만 치닫고 있는 정신적 자살 행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재물에 대한 보다 성숙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도덕성 윤리성을 고양시킬 수 있는 캠페인이 교회안에서 부터 전개되어야 하며 특히 신자들에게는 재화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사회 윤리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복권의 역사
피렌체 로터리 복권이 오늘날 ‘로또’의 효시
복권의 역사는 거의 2000년전부터 시작됐다고 알려진다.
고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재위 BC 27~AD 14년)는 로마의 복구 자금 마련을 위해 연회에서 복권을 팔고 복금으로 노예 집 배등을 주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 폭군 네로가 로마를 건설할 때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복권을 발행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그러나 근대적 의미의 복권은 프랑스 부르고뉴와 벨기에 몇몇 도시에서 국방 강화 및 빈민 구제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처음 발행됐다.
1530년 피렌체 지방에서 발행된 「피렌체 로터리」 복권은 최초로 당첨 상품을 돈으로 지급했는데 이 사업은 대단한 성공을 불러 일으켜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로 급속하게 확산됐다. 이것이 로또 게임의 효시가 되었고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 제노바 공화국은 매년 추첨에 의해 90명의 정치가들 중 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데 착안, 90개 숫자중 5개 숫자를 추첨하는 로또 5/90 게임을 복권으로 내놓았다. 최근 한국 사회에 광풍을 일으킨 로또 복권의 시작. 복권을 영어로 로터리(lottery)라고 하는 것도 여기서 유래한다. 앞글자 롯(lot)의 의미는 제비뽑기 추첨 운명 상품 경품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적 방식의 로또는 71년 6월 미국 뉴저지주에서 판매한 「데일리 게임」에서 비롯됐으며 현재 전세계 60개국에서 120여종의 로또가 발행되고 있다. 대부분 30~50개 번호 가운데 5~7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세계 복권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복권
올림픽위해 첫 발행 주택복권 첫 대중화
한국의 복권은 조선후기 작백계(作白契)나 산통계(算筒契)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으나 근대적 의미의 복권은 1945년 7월 일본이 발행한 승찰(勝札)이 최초다. 일제는 통치권을 가진 전 지역에서 태평양 전쟁의 군수산업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총 발행액 2억원 어치 승찰을 발행 판매했다.
우리나라 정부의 공식 복권은 1948년 런던에서 열린 제14회 올림픽 경기대회 참가경비 마련을 위해 1947년 12월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올림픽 후원권(100원짜리 140만장)을 발행한 것이다.
이후 1969년 9월 한국 주택은행이 주택복권을 발행하면서 정기 복권시대를 맞이하게 됐고 1990년 9월부터는 대전국제무역 박람회 기금조성을 목적으로 엑스포 복권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체육진흥기금 조성을 목적으로 체육복권을 발행, 즉석식 복권시대를 열었다.
현재는 주택복권 찬스복권 또또복권 체육복권(월드컵복권) 기술복권 슈퍼더블복권 플러스플러스복권 슈퍼코리아 연합복권등이 발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기업복권 복지복권 등 다양한 추첨식 다첨식 즉석식 복권들이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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