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레사 할머님 생각은 어떠세요. 저는 우선 「고향생각」, 「보리밭」, 「기다리는 마음」 순으로 연습했으면 하는데…』. 봉천동성당의 한 지하 교리실. 이곳에는 가곡 동아리 회원 10여명이 모여 올 가을에 있을 동아리 발표회 연주곡을 정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이미 백발이 머리를 가득 덮은 할머니들이었지만,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설레임이 가득하다. 같은 시간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 20대 청년부터 50대 아버지까지 10여명 남짓한 축구 동아리 회원들이 이마에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연습을 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올해 지구 대항 축구대회의 우승은 우리 것」이라며 파이팅을 외친다.
서울 봉천동본당(주임=조원행 신부)이 「친교?건강?선교」를 지향하며 본당 신자들과 지역 공동체를 위한 동아리 모임을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봉천동본당은 2월 16일 오전 11시 본당 지하강당에서 기존의 동아리와 신규 동아리를 통합, 문화체육분과(분과장=정문효 바오로, 지도=이규섭 신부) 창단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목 활동에 돌입했다.
봉천동본당은 이날 창단식에서 기존의 축구, 볼링, 가곡 동아리 외 스포츠 댄스, 생활 영어, 가요, 바둑, 서예?한문 등 5개의 신규 동아리를 결성하고 신입 회원 56명을 접수받았다. 이날 창단식을 통해 본당 내 문화체육분과에는 비승인(구성원 5명 이하) 동아리까지 10여개의 모임이 속하게 됐다.
그동안 기존 동아리 활동에 있어 본당 신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며 적극적이었다. 특히 축구 동아리의 경우 지역 내 비신자들이 찾아와 등록을 요청할 만큼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동아리모임에 무게 중심이 실리면서 자칫 신앙 생활이 소홀해질까 우려되는 문제에 대해 본당측은 『다수의 인원을 확보하고 자리를 잡은 동아리의 경우에는 여느 신심단체나 소공동체 모임 못지 않게 신앙생활에도 열심』이라고 귀뜸했다.
조원행 주임신부는 『대다수의 비신자들이 가톨릭 교회를 딱딱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관심 가질 만한 취미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당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게 됐다』면서 『기존의 교우들에게는 물론 그동안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성당을 멀리했던 쉬는 교우들과 비신자들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정문효 분과장은 『동아리 활동을 통한 본당 사목의 활성화에는 무엇보다 모든 신자분들이 함께 하겠다는 적극적인 관심이 요청된다』면서 『동아리 모임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가까이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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