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가톨릭 교회 출판 시장은 다양한 변화와 일반 출판계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 출판 시장에서도 상위에 손꼽히고 있는 몇몇 출판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교회 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2003년도 교회출판계는 그 어느 해보다 숨가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출판계의 교회 시장 진출은 기존에도 간혹 있어왔지만 올해부터는 다양한 소재의 발굴과 물량 공세를 통해 가속화할 것이란 것이 출판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보다는 문서 선교의 정체성을 최우선으로 지향해 온 교회 출판계로서는 시장 경쟁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가톨릭」이란 범주에서 베스트셀러로 손꼽혔던 도서의 반 이상은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일반 출판사들의 책이었다. 그 동안 인기를 끌었던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샘터사)」, 「온가족이 함께 읽는 신약성서 이야기(생각의 나무)」, 「작은 위로(열림원)」, 「웬디 수녀 시리즈(예담)」 등은 대표적인 도서들이다.
반면 최근 교회 출판사들은 불황이 심해지면서 번역물이나 기존 도서의 재출간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커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출판물에 따른 위험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출판 관계자는 『번역물이나 재출간 도서의 경우 일차적인 검증을 받고 나온 책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출판가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안전한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자들은 정직하게 반응한다. 서울 시내 대형서점에서 만난 윤경진(소피아?38)씨는 『가톨릭 신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홍보전략과 흥미를 끄는 재미있는 책을 펴내는 전문출판사가 많은 점에 새삼 감탄했다』고 토로했다.
소비 계층이 턱없이 부족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출판 관계자들은 『책 안 읽는 교회 풍토로 인해 초판을 펴내기가 겁이 날 정도』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팔리지가 않으니, 자본을 투자해 찍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심지어 10년 내내 30권도 채 팔리지 않은 책이 있을 정도라고 이들은 밝혔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광고도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모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량이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교회 출판시장에서 지속적인 광고계획을 세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과 신문을 통하면 광고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는 것은 알지만, 재정구조상 대부분의 교회 출판사들이 그럴 수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들을 넘어 교회 출판이 발전할 수 있는 대안들은 무엇일까. 우선 각 교회 출판사의 역량을 모을 수 있는 발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가톨릭출판사 김영숙 편집부장은 『출판사 대표 모임은 물론 편집인들의 모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즉 일반출판사들의 공략이 다양하게 증가하는 시점에서 공동 노력은 필수불가결이라는 것이다. 또 교회 출판사가 공동 운영하는 「통합 인터넷 서점」 개설도 요구된다. 통합 인터넷 서점은 부대 비용 및 배달사고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어 왔던 보급 및 유통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판로를 마련해 줄 것이다.
이미 개신교의 경우에는 전국 협력 서점 및 출판사와 공동으로 기독교 인터넷 서점 「lifebook(www.lifebook.co.kr)」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교회 출판사들은 저명한 신자 문인들의 작품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독자들은 보기도 전에 질리게 만드는 지나치게 딱딱해 내용과 편집은 외면한지 오래다. 교회 출판사들도 새로운 기획과 편집을 통한 도서의 혁신을 통해 대중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계 출판 서적의 대중화와 질적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점은 「출판사간의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자극과 격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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