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사목국 청소년담당(담당=전재현 신부)이 중고등부 대회 준비의 하나로 실시한 「대부모와 함께하는 견진교리」가 첫 결실을 맺으면서 실제 신앙생활을 함께하는 교리 방식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대부모와 함께하는 견진교리」를 수료한 교구 내 주일학교 중고등학생 3800여명을 대상으로 2월 8일~3월 2일 지구별로 합동 견진성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부모와 함께하는 견진교리」는 한 대부모에 대자녀 3~4명이 소공동체를 이루어 대부모가 직접 견진교리를 이끄는 새로운 교리 교육방식. 기본 6주간 동안 견진교리와 복음나누기를 접목한 형태의 공동체 나눔 시간을 갖고, 성사를 받은 이후에도 소공동체 안에서 자리잡은 대부모.자녀간 인격적.영성적 만남을 지속하는 형태다.
대부모와 함께하는 교리는 기존 수십에서 수백명이 일괄적으로 주입식 교리를 받은 것에 반해 대부모를 중심으로 한 소수 인원이 생활.복음나누기를 통해 신앙의 생활화를 최우선적으로 꾀함으로써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대부모의 경험을 나누는 등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리를 습득하고, 또래끼리 신앙체험을 나누고 서로 격려함으로써 신앙생활에 대한 부담감과 냉담에로의 유혹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교리를 통해 대부분의 대부모들이 형식적인 관계로 그쳤던 대부모 역할에 관해 의식을 새로하는 등 신자재교육의 효과도 거두고 있다.
5명의 대자와 견진교리를 함께 한 박승도(필립보.대곡본당.47)씨는 『교리교사도 아닌 내가 아이들의 견진교리를 이끌어야한다는 생각에 지식의 부족과 시간을 할애해야한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었지만, 일단 시작을 하고보니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게됐다』고 강조했다.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특히 시골본당 등에서의 지속적인 대부모 선정의 어려움 등의 문제점 지적에 관해서 교구 청소년 담당 전재현 신부는 "'대부모와 함께하는 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같은 신앙을 가지고 함께 생활을 나누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부모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과 대자녀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준비 행사의 하나로 열리는 중고등학생 대회는 「형제들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를 주제로 7월 23~25일 2박3일간 대구가톨릭대학교 하양캠퍼스에서 견진성사를 받은 교구 내 주일학교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 대자녀와 함께 견진교리 한 조범이.박혜숙 부부
“가르치기 보다는 생활을 함께 나눴어요”
생활나누기 통해 딱딱한 교리 탈피
적극적으로 대부모로 나서길 기대
대구대교구 내당본당 조범이(프란치스코 사베리오.49).박혜숙(가타리나.46)씨 부부는 올해 교구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대부모와 함께하는 견진교리」의 대부모로 각각 5명과 3명의 대자녀들과 함께 견진교리를 지도했다.
조범이.박혜숙씨 부부는 본당 청소년 교육위원회 추천을 받아 대부모에 선정됐다. 본당에서는 현재 교리교사가 아닌 30~40대 신자들을 대상으로 대부모를 추천받고, 그들의 친자녀들과 나이가 겹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자녀를 나눴다.
대부모도 자녀도 처음하는 교리방식이어서 만남 내내 인간관계 형성에 큰 신경을 썼다. 특히 성당 내 교리실 뿐 아니라 소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집, 영화관, PC방 등 다양한 장소에서 친교를 나눴다. 자녀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의 사고와 생활형태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
복음나누기라는 말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시작기도 후 생활나누기를 비롯해 각 주제와 복음말씀에 따른 체험을 나누고 실천사항 등을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리가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하루 일과 안에서 기도 드리는 것에 익숙해졌고, 일상생활의 기준을 하느님께 맞추는 노력도 이어졌다.
처음엔 소수 인원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에 가장 부담을 느꼈던 대자녀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모와 가족처럼 격이 없는 사이가 됐다.
박씨의 대녀 박수연(세레나)양은 『많은 인원이 교리를 받을 때는 뒷자리에서 졸고 있었던 적도 많았는데 적은 수가 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니 질문 등에는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질문도 편하게 할 수 있어서 교리가 더욱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견진대상 자녀를 둔 류숙희(에메렌시아나.내당본당)씨는 『개인적으로 대부모를 정하고 있었지만, 소공동체를 통해 자연스럽고 친한 대부모.자녀 사이로 발전되는 것을 보니 형식적으로 엮는 대부모가 아닌 든든한 영적 의지처가 생긴 듯해 반갑다』고 이번 교리의 장점을 언급했다.
새로운 교리방식을 실천하기 위해 대부모가 애써야할 몫도 컸다. 이들 부부가 가장 힘들어 한 점은 학생들과의 대화. 또 항상 지식과 신앙경험의 부족함을 의식해야했고, 직장 생활 등을 하면서 교리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꽤 힘든 희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범이씨는 이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신앙생활을 해나간다고 생각하니 대자들과 함께하는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하며 『예비신자 교리나 성인 대상 교리도 이러한 방식을 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혜숙씨는 『이러한 교리방식의 효과는 인정하지만 이후 견진대상자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대부모들이 나서줄 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전 신자들이 형식이 아닌 일상과 접목된 교리의 공감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부모 역할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소년과 함께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