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의 수요일인 3월 5일을 전세계의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낼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2월 23일,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중동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단식을 하면서 평화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향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결코 전쟁은 합당한 수단이 아니며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의 파수꾼들』이라고 강조하고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재의 수요일 단식을 평화를 위한 헌신에 봉헌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전통적으로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바치는 단식은 인간들 사이의 관계를 오염시키는 증오와 폭력에 대한 회개의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종교를 막론하고 모든 믿는 이들은 서로 맞서 싸워 행복할 수 없음을 선포하고 인류의 미래는 결코 테러와 전쟁의 논리로 확보될 수 없음을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황은 하루 전인 22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만나 이라크전 방지를 위한 영국의 노력을 요청했다.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교황은 이라크에서의 급박한 상황과 관련해 새로운 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또 2월 18일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교황청에서 만난 뒤 함께 이라크의 위기 상황 속에서 유엔의 「필수적인 역할」에 대해 공감하고 『국제법의 존중을 통해 정의롭고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황과 아난 총장은 또 『이미 오랫 동안 금수 조치로 인해 고통을 받아온 이라크 국민들의 큰 고통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교황과 교황청은 이라크전이 임박했다는 우려 속에서 비극적인 전쟁을 피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교황은 아난 사무총장뿐만 아니라 이라크 부총리와 독일 외무장관과도 만나 이라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교황은 또 로저 에체가라이 추기경을 교황특사로 이라크에 파견,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만나 전쟁을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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