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일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함께 거주하며 살아가는 대표적인 도시다. 1990년대 이후 반월 공단 공장 노동자들이 3D업종을 기피하면서 심각한 인력난을 맞는 바람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거 고용했기 때문. 이러한 지역적 여건 속에서 수원교구 원곡본당(주임=최병조 신부)이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사목 활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그동안 원곡본당은 교구 내 공단지역에서 일하는 필리핀, 베트남, 몽골, 가나 등지의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분기별로 외국인 노동자 초청 잔치와 연 2회 외국인 취업 박람회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또 매주 첫째주 토요일 특전미사는 본당 신자들과 외국인의 혼성 성가대를 마련해 지역민들과 함께 미사를 드린다.
이밖에도 올해부터는 몽골이나 필리핀의 본당과 자매 결연을 맺고 본당 차원에서의 장학금 후원 계획도 갖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자선 음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본당이 마련한 행사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조선 연변 출신의 노동자들이다. 한국인들과 외모가 비슷한 이들은 본당 신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가장 친근한 유대를 맺고 있다.
지난 2000년 입국해 양말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족 박모씨는 『매번 성당을 찾아올 때마다 변함없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원곡성당 신자분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낀다』며 『고향에 돌아가면 한국인들의 온정을 전하겠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일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원곡성당에 찾아와 처음으로 떡국을 먹어봤다는 몽골 노동자 칭(36)씨도 『원곡성당은 아무런 조건없이 우리를 받아주는 보금자리』라면서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최병조 주임신부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며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제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으로 껴안아야 할 우리의 이웃이자 형제들』이라고 강조한다. 최신부는 또 『교회는 이 땅의 소외된 이들을 위한 활동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면서 『원곡본당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여러 단체들과 연대한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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