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담화문
“참사 희생자위해 기도하고 위로하는 마음을 모읍시다”
지난 18일 대구 중앙로역에서 일어난 지하철 사고를 보며, 그 처참함에 할 말을 잃고 우리는 누구를 어떻게 위로할 바도 알지 못하고 시간을 보냈으나, 이제 정신을 가다듬고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애도의 정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21세기의 앞날을 자랑하는 이 나라, 우리 대구에서 왜 이토록 모진 재난의 시련을 지금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참상이 우리에게 주어졌음은 사실이고 또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여야 할 뿐입니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이 일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고 또 우리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지하철 건설 중에 상인동 가스 폭발사고로 백여명의 죄없는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번에 또 이백여명의 사상자를 내었으니 지하철에 대한 우리들의 주의와 정성이 부족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것으로 우리는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생각하면 우리의 삶에 있어서 부족한 것이 어찌 지하철에 대한 관심 뿐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들의 생활이 정직하게 정상적이고 성실하게 정의로웠느냐는 것을 우리는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겉치레에만 힘쓰지 않았는지, 그리고 너무 적당하게 하는 습성으로 오히려 철저함을 비웃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안이한 처신을 하지 않았는지도 자문해야 할 것입니다. 잠시의 사소한 일들이 모여 큰 사고를 내고 걷잡을 수 없는 재난을 불러오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정녕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할 수야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을 가다듬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질서를 따라 철저한 삶을 사는 태도가 우리에게 되돌아오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와 또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이웃들과 함께 바르고 성실하게 사는 새로운 대구 시민 생활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사랑 가운데 안식을 누리기를 빌며 각 본당별로 위령미사를 바치고, 이번 사고로 인해 심신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의 정을 전하는 표시로 오는 주일(23일) 미사 때에 성금(2차헌금)을 모으시기를 권하며 우리 신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동참할 것을 바랍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 없이 살 수 있는 근실한 시민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이 성실한 시민이 되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 우리와 시민 모두에게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으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2003년 2월 20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희생자들 영원한 안식위해 기도”
경애하는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님께
대구 지하철 참사로 수많은 희생자가 생긴 소식을 접하고 슬픔에 잠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유가족들과 대구시 당국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슬픔에 쌓인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위안이 깃들길 기원했습니다.
교황청 국무원 장관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
“참담한 마음 표현할 길 없어”
경애하는 이문희 대주교님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으로 말미암아 너무나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는 소식에 참담한 마음 표현할길 없습니다. 이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과 그 유가족, 부상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필요한 은총과 치유를 주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아울러 이 사고로 마음 아파하실 대주교님과 대구시민 모두가 주님이 함께 하여 주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
“깊은 애도의 뜻 전해”
저는 한국 천주교회의 주교들과 신자들을 대신하여, 지난 2월 18일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의 피해자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으로 오열하는 유족들에게 충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또 사고 피해를 줄이려고 애쓰시는 대구광역시 관계자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와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참사 소식을 듣고 슬퍼하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와 마음을 합하여, 돌아가신 분들의 영원한 안식과 유족들의 평온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 드리겠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하느님 자비 머무르시길”
존경하올 이문희 대주교님께,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대구 시민과 대구대교구민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크나큰 고통과 슬픔에 젖어있는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가 머무르시기를 기원합니다.
특히 뜻하지 않은 참사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의 명복을 빌면서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또한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쾌유되어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사랑하는 가족을 졸지에 떠나보내면서 큰 슬픔에 젖어있는 유가족들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청합니다.
저와 서울대교구민은 이번 참사로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대구시민과 대구대교구민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친히 닦아주시고 우리의 한숨을 거두어 주시기를 간청하면서 마음을 모아 기도드립니다.
▶일본 주교회의
일본주교단은 일본교회를 대표해 한국주교단과 한국 국민들에게는 깊은 연민과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에게는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유가족들에게 주님의 위로가 있길 기도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와 용기를 빕니다.
일본가톨릭주교회의 일동
▶대중교구 주교 요셉 왕
대구지하철 방화의 비극적인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과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이번 참사로 희생당한 모든 이들이 주님의 평화 안에 안식을 얻고, 치료중인 부상자들도 위안을 얻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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