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당일부터 위령미사
2월 18일 사고 소식을 접한 대구대교구 각 본당에서는 이날 저녁미사부터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또한 대부분 본당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23일 오전 10시에는 종을 치고 희생을 기렸다.
한편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는 22일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교구청 성모당에서 추모미사를 집전할 예정이었으나 비로 인해 남산성당으로 옮겨 봉헌됐다. 미사에는 대구에 본원을 두고 있는 예수성심시녀회, 대구포교성베네딕토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와 성베네딕토회왜관수도원 수도자들이 참석했다. 수녀회에서는 유가족 돕기 성금을 봉헌하기도.
김추기경 위로 전문
대구 지하철 참사 소식을 접한 김수환 추기경은 사고당일 가장 먼저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에게 위로 팩스를 보냈다. 다음날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 추기경의 위로문과 성금 기탁이 실렸으며, 이문희 대주교도 1000만원의 성금을 가장 먼저 기탁했다.
서울 재해대책기금 지원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김홍진 신부) 재해대책반은 2월 19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사건 희생자 가족들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재해대책기금에서 30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해대책반은 21일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를 통해 성금을 전달하고 신자들의 성금이 모이는 대로 추가 지원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문의=재해대책 상황실=(02)753-2433
안동교구 추모미사
안동교구는 2월 23일 교구내 모든 본당에서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를 위해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2차헌금을 실시했다.
광주대교구도 성금 기탁
광주대교구는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유가족 및 부상자들을 돕기 위해 2월 24일 교구 사회복지회를 통해 대구대교구 관리국에 2000만원을 기탁했다. 또한 광주대교구는 2월 23일과 3월 2일 주일미사 중 2차 특별헌금을 실시해 추가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대구가대 위령미사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김경식 몬시뇰)는 2월 20일 오후7시 대구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의 영혼을 추모하는 위령미사를 거행했다.
대구가대 교수신부단 공동집전으로 거행된 이날 미사에는 대학 교직원과 학생들이 참석, 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특히 대구가대는 테니스 훈련을 위해 훈련장으로 이동 중이었던 사범대 체육교육과 김종석(4학년), 서동민(2학년)군과 같은 과 입학예정자였던 김택수(마리노·20·서울 방화3동본당), 박민휘군이 실종돼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대구가대는 19~23일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의 영혼을 위해 교내 성당에서 매일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가톨릭약사회 봉사
대구가톨릭약사회(회장=정경애) 회원 30여명이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대기실 앞에서 매일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특히 약사 배은호(49.스테파노.대구대교구 영천본당)씨는 이번 지하철 참사로 딸 소현(발비나.20)양이 실종되는 사고를 당했으면서도 다른 유가족들을 위해 봉사에 나섰다.
『같은 아픔을 겪고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자원봉사를 자청했다』는 배씨는 『봉사를 하면서도 딸의 모습이 자꾸 머리에 떠올라 눈물만 흐른다』며 『빨리 모든것을 정리하고 가슴 속에만 딸을 묻고 싶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유가족과 함께 미사
한국 천주교 가두선교단(지도=이판석 신부) 회원 200여명은 22일 빈소가 마련된 분향소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의 영혼을 추모했다. 이에 앞서 이판석 신부는 20일 사고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연도를 드리기도 했다.
또한 5명의 실종자와 3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던 반야월본당(주임=맹봉술 신부)도 2월 23일 대구 시민회관에서 유족들과 함께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 맹봉술 신부는 평화의 인사 대신 유가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아픔을 나누는 등 슬픔을 함께 했다.
맹신부는 강론을 통해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당한 이들을 보니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그들의 죽음이 정말 헛되지 않도록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지품은 묵주반지
실종자 명단이 게시된 시민회관복도에는 혹시나 가족 친지들의 이름이 올라있지 않나 하는 시민들의 근심어린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실종자들의 특기사항난에 소지품으로 묵주반지, 십자가 목걸이 등이 많이 올라있어 신자들의 피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수 있었다. 이를 보는 신자들은 혀를 차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국평협도 성금 전달
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여규태, 지도=정월기 신부)는 2월 22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열린 제36회 정기총회 기념미사를 대구지하철 참사 사건 희생자들을 위해 봉헌하고 이날 봉헌된 봉헌금과 성금을 대구대교구에 전달하기로 했다.
대구사회복지회 미사
대구대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국장=이정효 신부)도 2월 24일 대구 대안성당에서 지하철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사회복지사목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이번 미사에는 교구내 각 본당 복지위원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대거 참례했다.
이정효 신부는 이날 미사 강론을 통해 『「나 중심」의 사고에서 「타인 중심」의 사고방식이 될 때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며 『이러한 환란속에서 주님의 뜻이 진정 무엇인지를 성찰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스폭발 어제같은데
2월 23일 대구 상인성당 추모미사중 거행된 추모식은 그야말로 울음바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신자들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훌쩍 거려 숙연한 분위기를 더했다.
8년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의 아픔이 채 아물기도 전 이러한 대형 참사가 또 다시 발생한데 대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게 신자들의 반응. 이날 추모식에서 상인본당 주임 최홍길 신부는 조사를 통해 『주님의 날이며 대구 시민 애도의 날이기도 한 오늘,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추모시 낭송, 추모의 노래, 추도사로 진행된 추모식은 모든 신자가 참가한 분향 및 헌화로 절정을 이뤘다. 한편 상인본당은 사고 다음날인 19일을 특별기도의 날로 정해 조기를 게양하고 기도를 봉헌했으며, 23일까지 홈페이지내 「작은 기도의 방」에서 기도 모임을 갖기도 했다.
분향소 신자 발걸음
애끓는 울부짖음 앞에서는 카메라를 들이댈수도 없었다. 눈물도 말라버린 유족들 사이에서 분향 대열은 끊이질 않았다. 분향소를 찾은 많은 신자들은 망연자실 넋을 놓고 있는 유족들 앞에서 그 어떤 위로의 말도 할 수 없어 그저 함께 울어줄 뿐이었다.
예수성심시녀회, 대구포교성베네딕토수녀원 등 각 수도회에서도 분향소를 찾아 위령기도를 바쳤다. 비신자들도 수도자들의 성가가 울려퍼지는 동안에는 울음을 멈추고 위로의 뜻에 젖어드는 듯 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아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이옥희(안나)씨는 『참담한 사고를 아들에게 말로 설명해줄 수는 없었다』며 『타인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어른이 되어서는 좀 더 좋은 세상 만든는데 노력하라는 뜻에서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오현교 수녀 이종사촌
예수성심시녀회 오현교(마리아글라라) 수녀의 이종사촌 김향진(23.계명대 공예디자인과 4년)양과 김철환(21.중앙대 건축학과 2년 휴학)군이 실종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남매는 사고당일 아침 일찍 포항 집에서 버스를 타고 대구에 도착, 계명대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하철을 탄 후 소식이 두절됐다. 늦게 졸업식장에 도착한 아버지 김창윤(49), 어머니 정경숙(48)씨 부부는 자녀들이 졸업식장에 오지않자 대구에 있는 남매의 이모 정부순(51)씨에게 전화했다가 남매가 사고 당시 실종된 것으로 확인되자 『이젠 살아갈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말하며 순간 실신하기도.
이 같은 사연을 전해들은 주위 사람들은 『같이 지하철을 타고 왔더라면 부모, 남매 등 일가족 4명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할 처지였다』며 『효성이 지극했던 남매가 죽을 때까지 말을 잘들어 부모의 참변을 모면하게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들 두 남매는 사고당일 용계역에서 탑승한 것이 CCTV로 확인됐다..
신자도 촛불집회 동참
참사가 일어난 중앙로역 입구에서 펼쳐진 촛불 집회에는 신자들도 대거 참여, 기도를 봉헌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대구로 전근된 아내 오남숙(프란체스카?대구 죽전본당)씨를 만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경기도 일산에서 왔다는 오민철(프란치스코?서울 명동본당)씨는 『하느님의 보살핌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유가족의 고통을 생각하는 듯 지그시 눈을 감았다.
♣ 바로잡습니다
본지 3월 2일자 15면에 실린 대구 지하철 참사 실종자 김택수군(서울 방화3동본당)의 세례명이 「다미아노」가 아니라 「마리노」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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