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적 체험 속에서 얻은 신앙의 맛을 신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최근 자신의 사목 경험을 담은 소책자 「일어나 비추어라」를 낸 서울대교구 전농동본당 주임 송천오 신부는 쑥스러운 표정부터 짓는다. 그러나 송신부의 글쓰기 내력은 결코 녹록치 않다. 지난 99년 전농동으로 부임해온 후 이듬해부터 소책자를 내기 시작해 이번에 낸 책이 네 번째인 것이다.
「어떻게 고백성사를 볼 것인가?」라는 부제로 단 첫 번째 책 「사는 게 죄지요」를 비롯해 「미사의 의미와 해설」, 「하느님을 따르는 길」 등 손수 책에 붙인 부제는 신자들의 성사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송신부의 생각을 읽게 한다.
『같은 신앙인데도 신자들간에 공유하는 부분이 의외로 적다는 데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신앙의 맛도 제대로 들이지 못한 가운데 신앙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가볍게 대할 수 있는 글로 신자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 사목 단상들을 모아 놓은 소책자들이었던 것이다. 100쪽 안팎에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디자인을 정한 송신부의 선택은 적중했다.
4, 50대의 장년 신자들은 물론 청년들도 적잖은 관심을 보이면서 책이 나올 때마다 재판을 찍어낼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이런 인기는 비단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책 내용을 전해들은 해외의 신자들 가운데서도 청해오는 이들이 적지 않아 캐나다 한인본당에서도 송신부의 책이 인기다.
책을 내기까지 고심도 적지 않았다. 신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둘째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정리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게 고민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책이 나올 때마다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나누는 구역.반 모임도 생겨났던 것이다.
『교우들의 응답에 작지만 아름다운 신앙의 선물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게 됩니다』
신자들이 맛깔 나는 신앙생활을 누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송신부는 자신이 언제까지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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