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사고로 두 팔을 잃고 의수(義手)에 붓을 끼워 그림을 그리는 화가. 중증장애를 극복하고 「서예 크로키」라는 낮선 장르를 개척한 의수화가 석창우(베드로)씨의 13번째 개인전이 3월 한 달간 열린다.
와인과 함께 하는 미술여행을 기치로 개관한 와인빌(Win Vill) 개관 기념전 「석창우의 선과 묵과 누드의 세계」가 그것.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와인빌 방배점, 3월 17∼31일 청담점에서 석씨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전시회에 선보일 작품은 20점. 주로 화선지에 서예 붓으로 창작했던 기존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전시 후 남아도는 카탈로그 봉투에 수채화 붓으로 다양한 여체의 움직임을 그려낸 것이 이채롭다.
석씨는 전기 엔지니어로 일하던 서른 살 때 감전으로 두 팔을 잃은 뒤 의수(義手)에 의존해야했다. 두 살짜리 아들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졸라대자 의수에 볼펜을 끼워 그린 것이 미술과 인연을 맺는 계기.
이후 원광대 여태명 교수의 도움으로 서예를 익힌 그는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 크로키를 결합한 서예크로키 장르를 홀로 개발해 작업 해 왔다. 그는 장애로 겪는 심적 고통을 빠르고 힘찬 필묵작업에 의한 생동감 넘치는 작품으로 위로하고 있다.
석씨는 미국,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다섯 번의 해외초대전을 가졌으며 이를 통해 동양문화에 낯선 서구인들에게 우리 문화인 서예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기여했다. 현재 대한민국 현대서예대전 초대작가, 서울시 서예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02)821-1013, 583-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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