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로도 반영되고 있는 「올인」이라는 소설을 보면 위인의 특징을 몇가지로 서술하는데 그중의 하나로 「목표의 설정」을 들고 있습니다. 위인은 「개인적 역량」만으로 앞으로 나아간 것이 아니라 「자기가 추구하는 대상」에 이끌려가는 면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이 소설은 차민수라는 한 실존인물의 생애를 통해 한 인간이 어떻게 세상의 유혹과 인간의 욕심과 나약성을 극복하고 자기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추구해 나갔는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사순 첫주일을 지내면서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사십일 동안 유혹을 받으시는 내용을 보게 됩니다. 먼저 이 구절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몇가지 단어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40」이라는 숫자. 이 40이라는 숫자에서 사순절이 유래합니다만 이 숫자는 「준비」를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성서에 의하면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전 40일간 재를 지켰고, 그리고 엘리야는 천사가 주는 음식을 먹으며 40일을 걸어 호렙 산으로 갔고,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하여 가나안 복지로 가는 기간도 40년입니다. 그러기에 이 40일이 의미하는 바는 「어떤 중요한 일을 준비하는 기간」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예수님이 40일간 광야에서 지내셨다』는 것은 세상 구원을 위한 충분한 준비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광야, 이 광야는 고통과 시련의 장소이지만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 하느님과 순결한 사랑을 속삭이면서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키워 갔던 축복과 은총의 장소요, 하느님의 백성이 형성되던 출애굽의 현장이 바로 광야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이 광야에서 생활하셨다함은 세례사건과 연결해 볼 때 새로운 출애굽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탄의 유혹을 받으셨다』. 마태오와 루가 복음에서는 유혹의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쓰고 있지만 마르코는 간단히 유혹을 받으셨다는 사실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탄의 유혹을 이기셨음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사탄을 정복하는 예수님! 태초에 뱀의 유혹에 넘어갔던 첫 인간과 비교하면서 세상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들짐승과 함께 지내셨다. 이사야서 11장 6~8절에 보면 암소와 곰이 친구가 되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살모사의 굴에서 장난하고, 젖 땐 어린아이가 독사의 굴에 겁 없이 손을 넣는 등 이상적인 메시아 시대를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사의 시중」. 여기서 시중이란 말은 음식 접대를 이야기하는 말인데, 이스라엘의 사고에 의하면 하느님의 천사들이 첫 인간에게 음식과 음료를 제공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이 사실은 예수님과 아담이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천사란 하느님의 심부름을 하는 영적인 존재들을 가리킨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천사의 시중이란 말은 하느님과의 일치와 친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어떻든 광야의 유혹 사건은 에덴동산에서 뱀의(뱀은 사탄과 관련되었거나 사탄과 동일시 됨) 유혹에 넘어갔던 아담의 이야기와 비교되면서 구약의 아담을 대신하는 새로운 아담으로 예수님을 소개하는 동시에 새로운 구원의 시대를 펼쳐 나가실 메시아로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복음을 통해 묵상해 보아야 할 점은 이러한 신학적 의미보다도 광야의 유혹이 오늘의 우리 삶에 주는 교훈입니다. 확언할 수 없지만 예수님은 광야의 유혹을 통해 자신의 사명, 서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기 삶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모든 역량을 하늘나라 선포를 위해 쏟아 부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오늘 복음 후반부에도 나오지만 예수님은 이 유혹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였고, 비로소 메사아로서 자신의 활동을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인 광야의 유혹은 우리에게 예수님처럼 사탄의 온갖 유혹 앞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자기 삶의 목표를 확실히 할 것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성령의 인도로 광야로 나가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하느님을 체험할 오늘날 우리의 광야로 나아가기 위해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자신이 진정으로 살아야 할 삶의 목표를 발견할 수 있다는 신앙적 진리를 교훈으로 주고 있는 듯 합니다.
albinos1@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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