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희(데레사·45·수원교구 안양 인덕원본당)씨는 힘없이 병상에 누워있는 외동딸 선희(안젤라.16)의 얼굴을 볼 때마다 눈물을 머금는다.
꿈 많던 여중생 박선희양의 몸에 이상이 온 것은 지난해 10월.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여 그냥 감기려니 생각했으나, 종합검진을 받은 결과는 백혈병의 일종인 혈액 림프종. 부모에게도 선희에게도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그 흔한 과외 한번 못 시켜줘도 섭섭해하지 않는 착한 딸이에요. 커오면서 잔병치레 한번 하지 않은 건강한 아이인데…』
엄마 오씨는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다행히 곧바로 시작된 항암치료 덕분에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고, 병원에서는 치료만 꾸준히 받으면 완치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상태다.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주려는 듯, 선희는 늘 밝은 모습이다. 뼈를 파고드는 항암 치료의 고통은 건장한 성인 남성에게도 참기 힘든 일이지만, 오히려 『엄마가 나 때문에 밤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한다.
그런 선희를 바라보는 오씨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15평 임대아파트에 살며 근근히 생계를 꾸려나가던 가정형편으로는 수 천만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아버지 박행식(예비신자.48)씨는 현재 일용 노동자로 일하며 선희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앞으로 계속 들어갈 병원비도 큰 걱정이지만, 이제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 동안의 치료는 선희가 다니던 안양 부안중학교 선생님과 친구들, 또 인덕원본당 신자 분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1년이 넘게 매달 두 번씩 입원과 항암치료가 필요하다는데…』
매일 밤 딸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친다는 오씨. 항암치료를 받느라 머리가 다 빠진 딸의 머리를 어루만지는 오씨의 눈에는 어느새 촉촉한 이슬이 맺혔다.
※도움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874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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