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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한 반지하 월세방에서 피부병 때문에 고생하는 자식 보기가 안쓰러워 빚까지 얻어 마련한 집인데. 이렇게 짐이 되어 돌아오고 말았어요. 어떻게 해야할지…』
조복자(가타리나.47.서울 봉천8동본당)씨는 눈물이 흘러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한다.
딸 은경(율리안나.20)이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판정을 받은 것은 작년 9월. 어려서부터 습관성 피부질환을 겪던 은경이를 위해 그 동안 살던 반 지하방에서 2층집으로 이사온 지 한 달이 채 못되어서였다. 축산업을 하던 아버지가 소 값 파동으로 전 재산을 잃어 형편이 어려웠던 은경이네는 은행 대출 등으로 급전을 모아 집을 마련했다.
조씨는 반지하방에서 살다가 2층집으로 옮긴 은경이가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제 자신이 직장을 다니면서 빚을 차근차근 갚으면 다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기대도 가졌다. 하지만 그 꿈은 한 달만에 무너졌다. 이유 없이 멍이 드는 다리가 의심스러워 찾은 병원에서 내린 병명은 백혈병이었다.
작년 9월부터 1, 2차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은 은경이는 1월 20일부터 3차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치료 후에는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고 적게 잡아도 3년이 걸리는 길고 긴 백혈병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할 처지다.
그 동안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찾기 위해 들어간 비용은 약 5000만원. 게다가 이번 3차 치료와 이식수술을 하는데 드는 비용까지 합치면 1억원에 가까운 치료비가 필요하다. 게다가 조씨에게는 2층 집으로 옮기며 대출 받은 5000만원 정도의 빚이 남아있는 상태다.
조씨는 집안의 유일한 수입원이던 백화점 일도 은경이 간병을 위해 그만둬야 했다. 축산업을 하다 실패한 남편은 천안에 내려가 축산농가의 일을 도와주는 일용노동자 일을 하고 있다. 병원 사회사업과와 동사무소를 하루가 멀다하고 돌며 치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조씨 소유이므로 복지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
『집을 처분해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 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수술 받은 우리 은경이는 어디서 재워야 하나요? 백혈병은 수술 후가 더 중요하다는데…』
미대 진학을 원했던 은경이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 3이 다 되어서야 학원에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 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2학년인 은경이에게 붓을 다시 쥐어줘야하는데 조씨는 앞날이 깜깜하기만 하다.
※도움주실 분=우리은행 702-04-107118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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