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무상으로 주신 몸을 사랑을 실천하는 데 쓰는 것. 신자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상천(프란치스코 하비에르.65.수원교구 태평동본당)씨는 신장을 기증한 것에 대해 애써 담담하게 말한다. 환갑이 넘은 나이, 이제 감기에도 신경을 곤두 세워야 할 때다. 하지만 작년에 그는 신장을 기증, 한 생명을 살렸다.
이씨가 김동수(비오.72.서울 사당동본당)씨의 사연을 들은 것은 지난 해 초. 독거노인으로 11년째 혈액투석을 받는 신부전증 환자 김씨가 성당에 1천만원 가까운 돈을 조건 없이 기부했다는 것이다. 신장이식 없이는 완치가 불가능한 병에 경제사정도 넉넉하지 않은 김씨가 이런 선행을 실천했다는 소식을 듣자 수십 년 남부럽지 않은 신앙생활을 했다고 자부한 이씨도 부끄러워졌다.
「복음적 삶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바로 김씨를 두고 말하는 것이구나」
김씨의 모습을 본받고 또 돕고 싶었다. 90년대 중반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 전개한 장기기증운동에 동참, 장기기증 등록증까지 갖고 있는 이씨는 김씨에게 신장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수술이 잘못돼 병이라도 얻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아내의 반대도 거셌다. 하지만 이씨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하늘의 뜻이었는지 김씨와는 수술 전 조직검사 결과도 매우 좋았고 지난 해 7월 행해진 이식수술도 성공적이었다. 수술 후 보름만에 퇴원한 이씨는 현재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밤 새워 일해야 하는 고된 일이지만 이씨는 하루 쉬는 날도 「하느님 백성 가톨릭 선교회」의 복음화학교에서 교리공부를 하고 있다.
김씨와는 하루에 한번씩 통화하며 안부를 묻고, 병원에서 만나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기도 한다. 인생의 황혼기, 두 사람은 생명을 나눈 친구로 다시 태어났다.
『동전 한 푼 내어주는 것은 내 것이 남에게로 넘어가는 소유의 이동이죠. 하지만 내 몸은 하느님 것이고 그 빌린 몸을 남을 위해 쓰는 것인데 무엇이 아깝습니까. 동전 한 푼 내어주는 것보다 오히려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두 개의 신장 중 하나를 떼어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장을 기증하는 데 동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신장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중인 환자는 전국적으로 5000여명에 달한다.
※문의=(02)590-1678, 1749 강남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02)727-2270 한마음한몸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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