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될 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난 3월 3∼8일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인 수도회인 「성십자가수녀회」에 15인승 승합차를 전하고 돌아온 박기주 신부(서울대교구 서초동본당 주임)는 자신의 몫을 확인하고 돌아온 양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지난 1969∼70년 신학생 신분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던 박신부는 사제품을 받은 후에도 잠시도 베트남을 뇌리에서 지워보지 못했다고. 93년 4월 월남전에 참전했던 군종신부와 신학생들이 「파월 사제모임」을 만든 이후 그 누구 못지 않게 열성적으로 참여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수녀원에 전한 승합차는 500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수녀회가 창설된 후 처음 갖게 되는 선교 차량이어서 박신부의 귀국 발걸음은 가벼웠다. 특히 베트남교회를 위해 기꺼이 정성을 보탠 본당 신자들과 어려운 가운데서도 힘을 모은 요셉의원 후원회 회원들의 사랑이 빛을 발해 이번 나눔에 더욱 의미를 더했다.
『너무나 고마워하는 모습에서 제게 지워주신 하느님의 십자가를 새롭게 돌아보게 됐습니다』
책상과 침대뿐인 사제관과 우리돈 100∼200원을 봉헌금으로 바치는 신자들을 보며 박신부는 우리의 몫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우리가 용서 청해야 할 게 분명히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월남전 당시의 아픔이 떠오르는지 「겸손되이 용서 청하는 자세」를 몇 차례나 강조한 박신부는 쉽게 잘못을 잊고 무감각해지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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