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로 부상을 입은 환자가 사망하는 등 부상자들에 대한 관리와 치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 동산병원에서 산소호흡기로 연명해 오던 이순자(안나.63.대현동본당)씨는 13일간의 사투끝에 3월 3일 오전 11시경 선종했다. 이로써 신자 사망 실종자 수는 20명으로 늘어났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이씨는 기도부위를 수술하는 등 여러 차례 치료조치를 했지만 결국 호흡곤란 증세로 사망, 5일 대현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치른 후 경북 성주군 선산에 안장됐다.
병원에 있는 시어머니를 돌보느라 몇 날 몇 일을 뜬 눈으로 밤을 세운 자부 신문희(안나.월성본당)씨는 『사고 당일에는 외상이 전혀없고 의식도 있어 금방 퇴원할 것 같았는데 다음날 새벽부터 목이 따갑다고 해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갑자기 병세가 악화됐다』며 당시 상황을 토로했다.
한편 사고 발생 후 한 달이 지났지만 부상자들은 아직도 후유증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받고있다.
두 아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다 화를 입은 전지은(가타리나.35.반야월본당)씨는 성대화상 및 폐.기관지 손상으로 목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 또 방화 용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다는 이유로 면회조차 되지 않았던 이규창(안토니오.26.반야월본당)씨도 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등 유독가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심각한 상태다.
이규창씨의 아버지 이기호(스테파노.56)씨는 『아들이 검은 가래 섞인 기침을 자주하며 저녁 소등할 때면 지하철에 갇힌 참혹한 광경이 떠올라 몸을 떠는 등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앞으로 말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같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는 사순절 기간동안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미사를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교구청 내 성모당에서 봉헌하기로 했다. 사회복지회에서 주관하는 추모미사는 교구청 거주 사제들이 집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반야월본당(주임=맹봉술 신부)은 매 주일 오후 3시 사고현장인 중앙로역에서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해 추모미사를 봉헌해오고 있다.
3월 16일 중앙로역에서 송영민 신부 집전으로 봉헌된 미사에는 유가족과 조문객 등 150여명이 함께했다. 송 신부는 강론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눈빛에서 지하철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희생된 영혼들의 영원한 안식과 마음 아파하는 유가족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신자들의 기도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송신부는 미사 후 신자들과 함께 경북대 병원에 입원중인 부상자들을 방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이에 앞서 반야월본당 주임 맹봉술 신부는 입원 환자들을 찾아 위로금을 전하기도 했다. 그동안 타 본당이나 개인 단체 등에서 반야월본당으로 직접 전달된 성금이 1천만원. 맹신부는 우선 환자 본인이나 가족의 생계가 시급하다고 판단, 일정액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사망자 유가족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대구대교구 제2대리구도 3월 4일 사제총회에서 희생자와 유가족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지역 사회에 용기를 심어주고, 유가족에게 정신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교회가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