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의 본격시행을 앞두고 교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답보상태다.
지난 해 심포지엄과 연수를 개최하고 신자의식 조사 등을 통해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다양한 사목 대처 방안을 활발히 논의했던 교회가 정작 논의사항을 일선 사목에 반영하는 데에는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금융회사들은 주5일제를 시행한 지 오래고 대기업들도 주5일제를 금명간 실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주5일제의 시행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에도 이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미미하다. 따라서 힘들게 논의된 다양한 대처 방안들이 탁상 공론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년 한해 수도원 일과체험, 금요 특전미사, 가톨릭 성지의 휴양화, 관광지 미사 정례화 등 다양한 주5일제 대비 교회 대처방안들이 발표됐다. 이 같은 새로운 사목방안을 토대로 교회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만 신자들의 교회 이탈을 막고 주5일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대다수 교회 관계자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교회 차원의 대책은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총회에서도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이 문제를 교구별 사정에 맞게 사목적 입장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데만 의견을 모았을 뿐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5일제 시행에 대비해 자발적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은 신자들이다. 주5일제 근무로 여가시간이 늘어난 신자들이 여가와 신앙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서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내 몇몇 본당에는 대도시 신자들이 정기적으로 찾아 피정을 하고 분양 받은 주말농장에서 주말을 보낸다.
도시 신자들을 위한 축제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강원도내 한 본당의 홍보담당자는 『본당을 찾는 신자들을 보면 신앙생활을 하며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기회에 목말라 있다』면서 『이는 매년 축제에 참석하는 도시신자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관광지 인근의 본당들이 성당 마당을 휴양소로 꾸미고 주말농장을 마련하는 것도 이 같은 도시신자들의 방문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본당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은 예산이나 홍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 5일제의 혜택을 누리는 신자들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수는 계속 늘어갈 전망이며 그에 따라 여가시간을 교회 안에서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는 신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난 한해 활발히 논의됐던 방안이 실질적인 교회 정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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