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저 빨리 낫게 해 주세요. 병원에 있는 동안 산수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었어요. 얼른 학교에 다시 가고 싶은데…』
배아종 환자 손정훈(바오로.11)군의 증세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장난꾸러기였던 정훈이가 뇌종양의 일종인 「배아종」 판정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00년 여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재발해, 지난해 8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술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다시 재발. 이후 수 차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어머니 이금순(마리아.42)씨는 언제나 정훈이를 살릴 수 있을지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훈이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이제 겨우 열 한살. 오랜 투병생활로 지칠 법도 한데 『아픈 모습 보이면 엄마가 슬퍼하실까봐 꾹 참아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계속 병세가 악화되어만 가는 정훈이는 오는 5월 고용량화학요법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태. 수술을 받은 후에도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길고 긴 암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약 3000여만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놓고 정훈이네 가족은 좌절에 빠져있다. 강원도 인제에서 일용직 목수로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 손병업(안드레아.46)씨가 수술비 마련을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으나, 그 동안 병원비로 빚진 2300여만원을 갚기에도 버거운 형편이다.
조그마한 피자가게를 운영하던 어머니 이금순씨도 정훈이의 간병으로 인해 가게를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 정훈이를 끔직이도 아껴주는 누나 선화(수산나.17) 양은 가계가 기울자 중학교 졸업 후 고교 진학을 못하고 휴학 중이다.
『빨리 나아서 학교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정훈이를 볼 때마다 너무 속이 상해요. 돈이 없어서 수술을 못 받게 할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해서든지 수술은 받아야 할텐데…』
약에 취해 잠들어 있는 막내아들의 두 손을 꼭 잡은 이씨. 정훈이를 살리고야 말겠다고 이를 악물지만, 그의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다.
※도움주실 분=우리은행 702-04-107874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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