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선종한 박도식 신부는 군종사제를 거쳐 대구 동촌.계산.영천.성동.신암본당에서 사목한 사목자이자, 16년간 대학에서 인재양성과 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교육자이다. 가톨릭신문사 사장과 주간으로 있으면서 교회 언론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언론인이었으며, 철학박사와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요 문학가였다. 30여 권의 책을 저술하고 5편의 논문을 발표한 저술가이기도 했으며 피정과 강연을 통해 대중 설교가로서의 입지도 크게 각인됐다. 후에는 사재를 모아 장학회를 설립하기도 했으니 실로 그의 활동 영역은 끝이없어 보인다.
하지만 박신부의 갑작스런 선종이 많은 신자들에게 슬픔과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한평생 그의 절제된 삶이 마감되면서, 또 하나의 사제상이 사라지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박신부는 어찌보면 화려한 지위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개인적인 삶은 술과 담배 조차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검소했으며, 출판 강연 등을 통해 생기는 수입은 모두 장학사업에 투자할만큼 욕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박신부를 가리켜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는 『깨끗하고 바르게 살아온 박신부를 우리(동기)는 참으로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슬픔 중에도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장례미사 강론을 맡은 이성우 신부도 『항상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온 박신부가 임종 순간까지도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하느님께 다가가려는 모습은, 험한 여정 끝에 고향 포구로 돌아오는 선장의 모습같이 평화로웠다』고 말했다.
고 박도식 신부는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책을 통해 신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박신부」와 「송군」의 대화를 통해 가톨릭 교리를 쉽고 간결하게 설명한 이 책은 1964년 초판 발행후 지금까지 40년 동안 꾸준히 읽혀지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다. 이밖에도 박신부는 「천주교와 개신교」 「칼 마르크스의 종교 이론에서 본 무신론」 등 3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박도식 신부는 1961년 사제품을 받고 해군 군종사제로 사목일선에 나섰다. 65~67년 가톨릭신문사 사장과 주간을 역임하고, 68~77년 프랑스 유학을 다녀왔으며, 77~80년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와 1990~2000년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이후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대구대교구 입실, 모화 지역 본당 신설준비를 맡아 동분서주했으며 지난해부터 안식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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