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가톨릭대 성모병원에서 투병중인 김모양(21)은 지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자신과 조혈모세포 조직형이 일치하는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가족 중 김양과 일치하는 조직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톨릭 조혈모세포은행과 한국골수은행협회에 조직형을 등록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다. 일본과 대만 골수은행에까지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이모씨(33)의 사정은 더 딱하다. 이씨는 지난 해 조직형이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았다. 하지만 막상 골수기증을 부탁 받은 기증자는 최종 공여단계에서 기증을 거부했다. 골수를 기증하게 되면 부작용이 나타날 것 같다는 우려에서였다. 이씨가 앓고 있는 만성골수성 백혈병의 경우 병세가 급성으로 전환되면 기존 치료방법으로는 3개월 정도밖에 살 수가 없어 이식수술이 시급한 형편이다.
항암 치료를 통해 시한부 삶을 살아야 하는 환자들은 비단 이들 만이 아니다. 한해 4000여명의 백혈병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이들 백혈병 등 악성혈액종양 환자들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하지만 가톨릭 조혈모세포은행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 희망자는 총 6만여명. 이는 전체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의 30% 밖에는 치료할 수 없는 수치다. 그나마 비혈연 간에는 2만명당 한명 꼴로 조직형이 일치하는 통계를 보면 치료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또 기증을 희망한다고 등록한 기증자 중에도 막상 조직형이 일치해 최종 공여를 부탁하면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 현재 국내의 기증 거부율은 약 55%에 이르고 있다.
교회에서는 연중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과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신자들의 참여는 아직도 저조한 형편이다. 실제로 가톨릭 조혈모세포정보은행을 통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사람 중 가톨릭 신자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개신교 신자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더욱 적극적이라는 조혈모세포은행 관계자의 이야기다.
흔히 조혈모세포 채취는 통증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조혈모세포 채취는 마취상태에서 행하므로 통증이 없으며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기증 후 2∼3주 이내에 조혈모세포는 완전히 원상 회복된다. 18∼40세까지의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골수기증을 할 수 있다
지난 한 해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한 신자는 2475명.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투병중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