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있는 요즘 각 본당 성가대원들은 일년 중 가장 분주한 「장날」을 맞고 있다 할 것이다. 성삼일 전례에서부터 부활성야 미사, 부활대축일 미사 전례를 위해 한달여 이상을 일주일에 두 세 차례 정도 모여 화음과 음색을 맞추는 연습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라틴어로는 코러스(chorus), 영어로는 콰이어(choir)로 표기되는 성가대는 「교회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으로 명시되는 전례 안에서 또한 「전례의 필요 불가결한 구성 요소인」(전례헌장 112항) 「음악」을 담당한다는 면에서 그만큼 전례의식을 돕는 역할과 소임이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성가대에 관한 교회 가르침들을 살펴보면, 전례 음악이 전례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임을 깨닫고 전례 부흥을 위한 개혁을 시작했던 교황 비오 10세는 자의교서 「Trale Sollecitudini」를 통해 『적어도 주요 성당에는 성가대를 조직하는 것이 좋다. 될 수 있으면 많은 성가대를 만들어 다성음악이나 전례음악을 노래부르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명, 성가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주었다. 교황 비오 12세도 교구장들에 대한 권고에서 『교구 대성당이나 큰 성당에 성가대를 조직할 것』을 밝혀 성가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헌장 114항과 훈령 19~20항 등에서는 『역대 교황 교서와 과거 공의회 문헌에 따라 성음악의 귀중한 유산을 보존 육성하기 위해서는 성가대를 만들어 이들 음악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전례 헌장은 주교 및 사목자들이 신자 회중의 노래 뿐 아니라 성가대가 부를 노래도 「열심히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성가대가 지닌 전례 안에서의 의의를 강조했다.

전례 의식 안에서 성가대가 갖는 중요성은 무엇보다 『전 회중을 하나로 굳게 결합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성가대에 관한 훈령은 『작은 성가대라도 조직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적당한 교육을 받은 선창자들이라도 적어도 한 두 사람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성음악」 훈령 19항에 명시된 성가대의 주요 임무는 『신자 일동을 지도하고 고무하여 전례 안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기도하고 보다 적극 전례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전례에 더욱 친근해지고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교회음악 전문가들은 『교회성가가 전례에 봉사하는 것이지 전례가 음악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구 성김대건본당 주임 김종헌 신부는 성가대 역할에 대한 한 논단을 통해 『성가대는 제대에서 진행되는 거룩한 의식을 무시하고 끊임없이 노래부르는 일이 없어야 하고, 신자들 역시 「노래로써 거행되는 모든 의식에서 자신들에게 부과된 부분」을 열심히 노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성가대원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미사에 참례한 다른 신자들과의 관계 면에서 『어떤 경우에도 신자들이 노래와 동작 기도를 통해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여할 기본 권리를 언제나 행사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음악 훈령에서는 「신자 일동을 대신하여 모든 것을 노래해서는 안되며 신자 일동이 자기에게 속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항상 주의할 필요가 있음」을 요청한다. 즉 노래의 전부가 결코 성가대에 의해 독점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