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딱…』
충북 충주시 칠금동 소재 탄금대 야구장. 한낮의 뜨거운 봄볕 아래 충주성심학교(교장=김희옥 수녀) 야구부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
전국 대회 앞두고 맹훈
『공을 끝까지 봐. 일단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한 거야. 명심해』
김인태 감독이 말을 하자 코치 역할을 맡고 있는 임영규 체육교사가 옆에 서서 수화로 옮긴다. 듣고 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지만 눈빛만큼은 감독과 코치 선생님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는다. 복잡한 타격 요령을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감독의 시범을 보고 잘 따라한다.
지난해 9월 창단한 국내 첫 청각장애인 야구팀인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본지 2002년 9월 15일자)가 올 여름 전국 봉황기 대회 참가를 앞두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야구를 해낼 수 있을까」라는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은 이제 제법 선수티가 난다. 공을 던지고 받기는커녕 또래의 일반 학생들보다 체력이 떨어져 운동장 한 바퀴 도는 것조차 숨차했던 이들이었다. 감독 이하 15명의 학생들이 겨우내 피눈물을 쏟아내며 단행했던 합숙훈련의 결과다.
각계 도움 줄이어
주위의 온정도 이어졌다. 이 학교 조일연 교감의 죽마고우인 홍성남 신부(서울 상계동본당 주임)는 하루가 멀다하고 학생들을 찾아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호 총재와 삼성.한화 등 프로구단 관계자들은 각종 장비를 지원했고, 삼성캐피탈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학생들의 이동 편의를 돕기 위해 전용 미니버스를 기증했다. 조교감은 『전국에 계신 신자분들로부터 야구부를 후원하고 싶다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귀띔했다.
국내 57번째이자 충주 지역 유일의 중?고교 야구팀인 이들에게는 이제 새로운 꿈이 하나 생겼다. 장애학생들의 신체능력개발이나 인성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일반 고교 야구부와 정식으로 붙어 멋지게 승리하는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
야구부원 한명진(다미안.17)군은 『야구는 삶의 기쁨이자 인생의 목표』라면서 『야구를 통해 성심학교 친구들 모두가 서로 하나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창단 6개월을 맞은 성심학교 야구부. 듣거나 말하지 못하는 장애는 이들의 꿈을 가로막지 못했다. 자신과의 싸움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은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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