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성혈이라는 영예로운 칭호아래 생활하고 일하는 우리 겸손한 수도회는 그 진정한 사랑의 산 모상이 되도록 우리 자신을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이 신성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성혈은 흘려졌고 과거에도 또 현재에도 성혈은 이 신성한 사랑의 표적이요 표현이며 지도요 보증이십니다』(1857년 회헌 서문).
그리스도의 성혈흠숭수녀회는 1805년 이탈리아 소도시 시장 딸로 태어난 마리아 데 마티아스가 「그리스도 성혈이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더 없는 사랑이며 사도직을 통해 그 사랑을 전하는 것이 곧 예수님 성혈에 대한 흠숭」이라는 믿음으로 1834년 3월 4일 아쿠토에 학교를 열게 됨으로써 태동을 보였다.
그는 나폴레옹 혁명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가난과 어수선함이 혼재해 있던 상황에서 소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었고 건전 사회의 저변에는 건전한 가정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기혼 여성 교육에 힘썼다.
이 과정에서 마리아 데 마티아스는 자신의 뜻을 따르는 수많은 여성들 모습을 보면서 학교 설립 때 지녔던 소망대로 그리스도 성혈이 뜻하는 사랑의 사도직 이행을 결심, 수녀원을 설립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성혈흠숭수녀회가 지니고 있는 영성은 구체적으로 「구원」「계약」「사랑」의 영성과 「성찬례를 통해 계속되고 있는」 영성이라 말할 수 있다.
구원의 영성은 그리스도가 성혈을 흘리심으로써 인류를 죄의 상태서 구해내셨고 영원한 생명인 구원으로 이끄셨지만 현대인들은 폭력 투쟁 억압 불의 혼란등 비구원 상태에 현존하고 있으므로 이 상태를 구원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영성이다.
둘째, 계약의 영성. 이는 십자가 위 그리스도의 성혈로 맺은 새 계약이 인류를 하나의 공동체로 엮었듯이 그리스도 성혈의 영성을 산다는 것은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 안에서 가정 이웃 도시 국가들이 새 계약 표징인 공동체를 이루어 성혈 안에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사랑의 영성은 성혈을 모두 쏟는 사랑으로 인류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였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다. 이 무한한 사랑은 절망과 허무 불안 슬픔 속에 있는 현대인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고 삶을 계속 경축하게 하는 영성이다.
마지막 성찬례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계속되는 영성, 이것은 매 미사때 마다 성찬례에 참여하는 것이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 자비에 감사드리는 것이며 그리스도 파스카 신비에 함께 참여하는 것과 같다는 것. 그런 면에서 그리스도 성혈의 영성은 우리 자신들이 견뎌내야 하는 고통과 죽음을 통해 부활에 이르는 영성으로 풀이된다.
그리스도의 성혈흠숭수녀회는 한편 자신들의 수도 삶의 핵심적 가치관을 두가지 형태로 설명한다.
첫째는 하느님 섭리와 성혈 능력을 신뢰하면서 파스카 신비를 살고자 노력하며 하느님 뜻을 찾는 흠숭의 삶인 기도생활에 투신하는 것. 둘째는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존엄성과 공동체 삶을 나누는 가운데 가난하고 억압받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삶에 우선적으로 투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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