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국민들이 겪고 있는 아픔에 함께 하고자 하는 한국신자들의 마음을 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전쟁과 약탈 등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의약품을 전하기 위해 4월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요르단 암만으로 떠난 박창일 신부(예수성심전교수도회 한국지부)는 신자들의 관심과 기도를 간곡하게 요청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3월 먼저 현지로 출국해 반전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신성국(노엘.41.청주교구 청소년수련관 관장) 신부의 의약품 지원요청으로 이날 요르단으로 떠난 박신부는 순간순간 전해지는 이라크 어린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에 한시라도 빨리 이라크에 가닿고 싶은 표정이었다.
『인종과 종교를 떠나 모든 인류는 하느님이 지으신 한 형제라는 인식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각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라크 어린이들을 위해 광주대교구와 청주교구 정평위가 700여만원을 긴급 모금하고,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지원금을 내놓는가 하면 익명의 독지가들이 사랑을 보태오는 등 촉박한 시일에도 나눔의 뜻을 비춰오는 이들이 적지 않아 박신부의 발걸음은 무겁지만은 않다.
박신부는 내친걸음으로 요르단에 도착하자마자 이튿날부터 20일까지 현지에서 활동 중인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암만에서 이라크 국경에 이르는 수백km의 구간을 도보로 걷는 평화행진도 벌일 계획이다. 겨울 못지 않은 사막의 밤이 평화운동가들 앞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라크 국민들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함께 하며 이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암만교구에서 이라크 바그다드교구에 이르는 안전한 의약품 수송루트를 확보하는 것도 박신부에게 주어진 임무 가운데 하나다. 국경이 통제되고 있어 의약품이 있어도 이라크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병원마저 약탈당하기 일쑤여서 박신부의 여정은 순탄치 못할 뿐 아니라 위험까지 무릅쓰야 할 형편이다.
「와보니 한국에서 듣던 것과는 다르다」는 신성국 신부의 전자우편이 발걸음을 서둘게 된 배경이 됐다고 밝힌 박신부는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에서마저 거덜난 항생제와 소독약, 붕대 등을 구하는데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한국교회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교회의 미래를 위해 어린이 한 명을 살리는 일에 사랑을 보태주십시오』
걸음을 재촉해 공항을 빠져나가는 박신부의 뒷모습에서 이라크 어린이들의 웃음이 떠오르는 듯했다.
※현지 연락처=001-962-79-699-6728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