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은 끝났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상처로 아파하는 지금,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문학인들의 「노 워(No War)」 외침은 멈추지 않는다.
이라크 전쟁의 와중에 출간된 「전쟁은 신을 생각하게 한다」(도서출판 화남/480쪽/1만2000원). 5명의 이라크 시인과 122명의 한국 문인이 반전과 평화를 노래한 이 책은 세계 최초이자 한국문학사상 초유의 반전.평화 작품집이기도 하다.
작품에 참여한 한국 문인은 고은, 신경림, 김지하(프란치스코), 이해인(클라우디아) 수녀, 도종환(진길 아우구스티노), 박노해(가스발), 안도현, 도정일, 김지우 씨 등 시.소설.평론을 아우르는 한국의 대표 문인들이다. 여기에 현대 아랍시의 대표주자인 둔야 미카일, 압둘 와합 알 바야티 등 전쟁 피해 당사국의 시인들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지면을 통해 이라크 시인의 시가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전체 7부로 이뤄진 책에서 이라크 시인들의 작품 10편은 1부 첫 장부터 등장한다. 이들은 「시체들을 공중에 흔들고」, 「희생자와 살인자들을 동등하게 만드는」 전쟁의 무자비함과 참혹함, 그리고 전장에 내던져진 인간의 비극을 증언한다. 이어지는 2부에는 이 땅의 대표적 시인 63인이 「전쟁반대」, 「파병반대」의 염원을 시로 형상화한 「반전평화시」와 지난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참혹한 죽음을 당한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촛불시」가 수록됐다.
『평화의 꽃물이 들어야 할 봄에 / 전쟁의 핏물이 고이는 / 이 참혹한 슬픔을 어쩌지요? / 「그들은 무슨 짓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 십자가 위에서 고백하신 주님 …(중략)… 하늘 두려운 줄 모르고 /욕심의 포로가 된 이들을 /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 / 더 이상 기도할 수 없는 / 우리의 절망과 탄식 속에 들어와 / 당신이 직접 기도해 주십시오 / 평화를 위해 당신은 더 많이 울어주십시오 / 오오, 주님! 이 피묻은 슬픔을 어쩌지요?』 (이해인 수녀, 「슬픈 기도」 중에서).
이밖에도 3부 「이라크.미국으로부터의 현장통신」에는 박노해, 공광규 시인의 생생한 현장르포가 실렸으며, 마지막 4부에는 「미국을 다시 본다」라는 주제로 반전 평화의 마음을 담은 산문.소설.평론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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