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5년 교황청 인준을 받은 그리스도의 성혈흠숭수녀회는 현재 21개국에서 활동중인데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필리핀, 인도에 진출해 있다.
한국교회와의 인연은 1965년 미국 위치타관구에서 한국인 지원자를 모집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인보성체수녀회 창설자 윤을수 신부는 미국 여행중 그리스도의 성혈흠숭수녀회 위치타 관구를 방문했는데 이때 관구장이 윤신부에게 한국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무작정 한국에 입국하기 보다 지원자들을 미국에서 교육시킨 후 한국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따라 윤신부는 귀국후 본지 를 통해 성소자를 모집했다. 그런면에서 그리스도의 성혈흠숭수녀회는 가톨릭신문과도 뗄 수 없는 연을 갖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때 선발된 10명 성소자들은 인보성체수녀회에서 6개월간 영어회화 생활지도 등을 교육받고 미국으로 출발했고 1970년 수원교구에서 또 한차례의 성소자가 모집됐다. 이후 미국서 수련받은 첫 한국인 수녀 두 명이 미국인 수녀와 함께 수녀회 창립을 위해 한국 땅을 밟은 것은 1977년이었다. 마산교구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들은 마산시 창포동에 자리를 잡고 사도직 활동을 펴나갔다.
마산교구에 진출한 배경에는 수녀회를 초청한 교구들 중 수도회 본원이 없는 교구라는 점, 또한 자유수출 공단이 생기면서 마산 지역에 근로 여성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사회적 상황 등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 사도직의 목표는 복음 전파와 사랑을 나눠주는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구원의 열매를 나누는 것입니다』는 회헌(제6장)처럼 「바로 이런 여성들이 있는 지역이야말로 수녀회가 가장 먼저 투신되어야 할 곳」이라는 의지가 컸다고 볼 수 있다.
진출 초기 마산가톨릭복지회관을 맡아 운영했던 수녀회는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일을」이라는 모토 아래 주민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일깨우는 한편 지역사회에 필요한 봉사를 통해 정신적 경제적 혜택을 나눌 수 있는 사도직을 펴나갔다.
수녀회가 현재 진행중인 사도직은 크게 「교육」 (장애아동의 조기교육, 도시빈민 아동을 위한 공부방, 유치원, 대학강의, 부모교육) 「가정사목」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한 지도와 상담,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지도, 소외 받고 있는 노인들을 위한 시설) 「노동사목」 등으로 나뉜다.
특히 마산서 운영중인 성모유치원 경우 기존 일반 유치원들과 달리 장애아동들이 일반 아동과 함께 교육을 받는 통합 교육을 실시, 장애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을 바로잡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한국 지부의 설립 목적은 「복음선교의 사명과 회원 양성」. 이를 위해 수녀회는 먼저 하느님 섭리와 성령의 능력을 신뢰하면서 파스카 신비를 살고자 노력한다. 또 하느님 뜻을 찾는 흠숭의 삶인 기도생활에 투신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존엄성과 공동체 삶을 존중하는 가운데 가난하고 억압받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우선적 삶을 선택하는데 핵심적인 가치관을 두고 있다.
삶의 양식은 그리스도의 가치관에 입각 , 교회 및 사회와 공동체의 새로운 비전을 말하는 예언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과 복음과 수도회 문헌과 체험이 주는 도전에 응답하며 끊임없는 회개의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한국 문화와 풍습을 바로 인식하여 복음의 토착화를 위해 연구 노력하는 생활을 하는 것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한국진출 25주년을 맞았던 그리스도의 성혈흠숭수녀회는 현재 종신서원자 13명 유기서원자 1명 지원자 1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하느님 사랑이 요구되는 곳이면 어디든 뛰어들겠다는 의미에서 수도복을 착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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