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1부, 2장
제3절 성서
Ⅰ. 성서의 유일한 말씀(주제) 이신 그리스도(101-104)
성서 전체는 단 하나의 책이고 그 책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성서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말하고 성서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완성되는 것이다. 성서는 인간 언어로 기록된 책이지만, 하느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다. 그래서 성서는 성체와 더불어 우리 신앙을 함양하는 기본적 양식이다.
Ⅱ. 성서의 영감과 진리(105-108)
성서의 원저자는 하느님 자신이며, 하느님의 말씀을 책에 기록하도록 인간필자들에게 특은을 주시었다. 이 특은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내용을 기록하도록 필자의 지성과 의지를 비추시고 격려하는 영감(inspiratio)의 은사(charisma)이다. 그런데 옛날부터 이 영감의 작용에 대하여 많은 의견들이 속출하였다. 혹자들은 성서의 내용만 영감에 의한 것이고, 이 내용을 표현하는 방식은 필자의 순 인간적인 능력에 일임된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반대론자들은 성서의 내용과 형식까지 영감의 결과이고, 필자는 하느님께서 불러주시는 대로 받아적은 서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교회는 영감을 이런 식으로 좁게 보지 않는다. 성서내용뿐 아니라 내용을 기록하는 필자의 자유로운 형식 선택까지 영감으로 지도하셨기 때문에 하느님은 성서의 원저자이시고, 성서 필자들도 성서의 보조 저자라고 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성령의 영감을 받아서 기록한 성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성서에 기록되기를 원하신 진리를 확고하고 오류없이 가르친다. 성서는 인간구원에 관한 하느님의 계획(구원의 경륜)을 오류없이 알려주는 책이지만, 인문과학이나 역사나 자연과학에 관한 교과서가 아니므로 이런 문제에 관한 성서의 기록은 기원전 1500년에서 기원 후 100년 사이의 여러지역 인간들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Ⅰ. 성서의 해석자이신 성령 (109-1119)
성서를 해석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느님의 뜻을 인간적 방식과 언어로 기록한 성서에서 하느님께서 성서 저자들의 표현을 통해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또 저자들은 그들이 사용한 언어를 어떤 뜻으로 사용하였는지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한다. 먼저 성령의 영감에 의하여 저술된 성서는 그 해석도 성령의 지도하심에 의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계시헌장은 성서 해석의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계시헌장 12).
1) 「성서 전체의 내용과 단일성」에 유의한다. 성서는 하느님의 유일한 인간 구원 계획(구원의 경륜)을 수록한 책이고, 구원 경륜의 핵심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이심으로, 성서 해석은 그리스도에게서 출발하고 그리스도에게 돌아와야 한다.
2) 성서는 이미 말한 「신앙의 유산」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해석도 신앙의 유산 안에서 즉 성전에 따라서 이해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성서가 살아있는 하느님 백성의 성전 밖에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넓은 의미의 성전 안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그 해석도 성전 안에서 성전을 따라서 이루어져야 한다.
3)「신앙의 유비」에 유의한다. 「신앙의 유비」(類比, Analogia fidei)란 전체 계시에 포함된 신앙의 진리들 상호간의 일관성을 말하는데, 성서의 어떤 부분의 해석이 성서 전체의 의미와는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성서 저자의 진술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시대의 문화적 환경을 이해하고, 그 저술의 문학유형(類型)을 식별해야 기술된 문장의 뜻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문학 유형이란, 논설, 소설, 수필, 시가, 율령 등 문장의 종류를 말한다. 같은 제목의 문장이라도 문학 유형에 따라서 의미나 뉘앙스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성서 문장의 의미는 크게 자구적 의미와 영성적 의미로 구분한다. 자구적(字句的) 의미는 기록된 문장의 문법적 어법적 의미인데, 성서해석의 출발점이 되고, 영성적 의미는 어떤 문장의 자구적 의미가 구원 경륜에 비추어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이다. 결국 자구적 의미와 영성적 의미를 종합해서 성서를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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