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수원교구 주교좌 정자동성당에서 3시간여 동안 거행된 서품식은 새 목자가 탄생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인 동시에 이용훈 주교의 사목표어처럼 참석자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며 기쁨을 함께 나눈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서품식이 열린 이날은 이주교의 세례명인 「성 마티아」 사도 축일이기도 해, 참석자들은 『수원교구에 겹경사가 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품식 내내 경건한 모습으로 임한 이용훈 주교는 미사 후 이어진 축하식에서 화동들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들고서야 긴장을 푼 듯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신자들에게 답례. 특히 수원 소화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과자, 아이스크림 안 먹고 작은 희생으로 마련한 저희 어린이들의 꽃다발과 영적 예물을 받으세요』라며 축하인사를 건네자 이주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축하식에서 정자동본당 총회장 김성재씨와 수원교구 여성연합회장 강옥희씨는 지난 3월 이주교가 주교로 임명된 뒤 전 교구민이 한마음으로 정성껏 바쳐온 21만1600회의 미사 참례, 영성체, 묵주기도와 211만6000번의 새 주교를 위한 기도 등 영적 예물을 담은 영적 꽃다발을 전했다.
○…항상 여유있는 유머로 좌중을 미소짓게 하는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도 재치있는 축사로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했다. 김추기경은 『이용훈 주교님을 어디서 보긴 봤는데 솔직히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 당황했다』고 운을 떼고, 『만나보니 나와는 아주 다른 정말 착한 사람이었다』고 말해 한바탕 웃음바다를 이뤘다. 김추기경은 또 『나는 드러내는 것을 좋아해 언제나 첫째 자리만 차지하고 오늘만 해도 내가 첫 번째로 축사를 하게 됐다』고 밝힌 뒤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침묵 속에 겸손히 일해 오신 분이 새 주교가 되셨으니 수원교구와 한국교회는 큰 은총을 받은 것』이라고 축사.
이어 축사에 나선 교황대사 모란디니 대주교는 『사도들의 진정한 후계자로서 새천년기 교회와 하느님의 큰 영광을 위해 주교의 직무를 다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는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라는 사목 표어를 이루는 세상에 희망을 주는 참목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에 새 주교님이 탄생하신 것은 교회뿐 아니라 경기도민 전체의 영광』이라며 『1천만 경기도민이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이주교의 부친 이광래(프란치스코.83.수원 원천동본당) 옹과 모친 김진복(아녜스.83) 여사, 고모 이삼례(세실리아.79)씨, 형 이용재(요한.66)씨를 비롯한 가족과 친지 100여명이 나란히 자리해 서품식 줄곧 두 손을 모은 채 서품식을 지켜보았다. 형 이용재씨는 『새 주교님이 주교직을 성실히 수행해 수원교구는 물론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해 한 몫 해주길 바란다』며 『우리 가족들도 주교님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다짐하기도.
○…이날 서품식은 이용훈 주교와 동료 사제들의 끈끈한 우정이 피어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주교와 동기인 배갑진 신부(서울 발산동본당 주임)와 서명석 신부(수원 보라리본당 주임)는 서품식 내내 이주교를 보좌하면서 복사를 섰고, 소신학교 동기 신부 및 이주교가 15년간 몸담았던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서품식은 1층 소성당과 3층 대성당에서 동시에 거행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수원교구측이 비표가 없어 입장하지 못하는 신자들을 위해 1층 소성당에 대형 멀티 스크린을 마련한 것.
○…정자동성당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 축하연은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와 이용훈 보좌주교가 축하케이크를 자르면서 시작됐다. 수원교구 김영옥 총대리 신부는 『Unitas In christo』(우니따스 인 크리스또.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라며 건배를 힘차게 제의했고, 자리를 함께 한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교회 안팎 내빈들은 새 목자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원하며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기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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