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로 밝은 세상 전합니다”
▲ 강숙인씨
동화집 「아주 특별한 선물」로 제6회 한국가톨릭문학상을 수상한 강숙인(데레사.51)씨는 수상 소식을 듣고 『20여년간 글을 써오며 아동문학에 대한 애정과 사랑의 끈을 놓지 않았던 보람이 있다』며 『하느님께서 격려와 칭찬을 전해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감격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작에 선정된 「아주 특별한 선물」은 그의 열한번째 동화집. 가족 관계에서 생기는 다양한 갈등을 어린이의 눈높이로 바라본 15편의 단편 모음집으로, 줄거리 구성은 짧고 단순하지만 글의 내면엔 진실한 사랑의 힘과 사랑을 위한 자기 희생 등 인간의 보편 타당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지금까지의 아동 문학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 준다면서 어딘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주력했어요. 그러나 가장 가깝고 작은 공동체인 「가족」 구성원 중에서도 왕자나 공주 못지 않은 동경과 사랑의 대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일생을 청빈과 겸손의 삶으로 살다간 프란치스코 성인을 존경한다는 강씨는 작품 곳곳에 성인의 정신을 심어 놓았다. 아울러 책에는 삶을 보듬는 진솔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가득하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동화를 쓰고 싶다』는 강씨는 『세상은 폭력이 난무하고 삭막해져 가지만 동화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에게 따뜻하고 밝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앞으로도 활발한 창작 활동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는 강숙인씨. 그는 최근 인생과 철학이 담긴 청소년용 장편 역사소설을 준비중이다.
■ 약력
1953년 대구 출생
1978년 「동아연극상」에 장막희곡 「탑」 입선
1979년 「소년중앙문학상」에 중편동화 「동화속의 거울」 당선
1980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 작품
〈동화집〉 「아주 특별한 선물」 「일곱 가지 작은 사랑 이야기」 「날아라 독수리야」
〈장편동화〉 「청아 청아 예쁜 청아」 「하늘의 아들 왕검 1,2」 「내가 좋아하는 아이」
〈장편역사동화〉 「화랑 바도루의 모험 1, 2」 「아, 호동왕자」 「마지막 왕자」
■ 수상경력
동아연극상(1978)
소년중앙문학상(1979)
계몽사아동문학상(1983)
▶ 수상작 '아주 특별한 선물'
가족관계 변화겪는 아이들 건강하게 그려
15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동화집. 소중한 것들이 변화하고 사라지고 있는 요즈음 세상에서 가족 관계의 변화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삶도 힘들게 한다.
어느 날 갑자기 교통 사고로 엄마를 잃은 아이, 새 엄마와의 갈등을 겪는 아이, 경제 문제로 이혼을 앞둔 부모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아이, 노인들만 남은 농촌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 농촌의 자연을 사랑하지만 친구가 없어 외로운 아이….
이 책에는 어른들 못지 않게 생활의 변화를 너끈히 감당하고 사는 씩씩한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족 관계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활을 긍정하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건강하게 그려져 있다. 동시에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사랑이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배려하고 보듬는 것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책의 제목이 전해주는 「아주 특별한 선물」은 바로 「사랑」이다.
▶ 수상작 심사평 - 아동문학가 박홍근씨
“사랑의 정신 자연스럽게 그려내“
▲ 박홍근씨
장편 중에는 작의성에 의해 거부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리얼리티가 없는 것들은 주제 의식이 낮은 작품들과 더불어 감동이나 큰 느낌을 주지 못했다. 그리하여 강숙인의 「아주 특별한 선물」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 동화집의 작품들은 동화의 정통성을 벗어나지 않는 순수한 느낌을 주었다.
「곰 인형 다솜이」, 「할아버지가 좋아요」, 「아기 새와 둥지」 등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은 사랑의 정신을 매우 자연스럽게 엮어나가고 있어 적지 않은 감동을 주었다.
「곰 인형 다솜이」는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곰 인형이다. 자희는 학교에 가고 올 때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다. 값이 엄청나서 생활이 어렵다는 어머니에게 사달라 할 수가 없어 용돈을 아껴 몇 달간 저축을 한다.
이제 곰 인형을 살 수 있는 돈이 충분하다고 생각되었을 때, 학교에서 다솜이라는 아이의 병원치료비를 모금한다. 자희는 당황했다. 그러나 「병원비가 우선」이라는 결론에 의해 아낌없이 저축액 전부를 헌금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딸의 착한 행동에 감동을 받고 자희 모르게 곰 인형을 사온다.
「할아버지가 좋아요」는 시골에서 살던 할머니가 세상을 뜨자 혼자 외롭게 사는 할아버지를 서울에 모시려고 하자, 할아버지는 『내가 서울에 가면 할머니는 더 쓸쓸할 것』이라며 마치 할머니가 살아있듯이 말한다.
그리고 「가을 이야기」를 비롯한 몇 작품들은 자기 희생이나 남을 위한 봉사 정신에 대한 따스함을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