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김성숙(마리아·33)씨는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 힘겹다. 왜냐하면 단란하던 가정이 깨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
남편 노진호(토마스·38)씨와 맞벌이 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런 일이….
「마리아 놀이방」을 운영하는 김씨. 시련은 3월 22일부터 시작됐다. 주유소에서 24시간 일을 하던 남편이 이날 새벽 퇴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남편 노씨의 진단 결과는 「요추 탈출로 노동능력 상실」. 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간호하랴, 놀이방에서 아기들을 돌보랴, 피곤함이 극에 달했다. 운명의 시각은 3월 30일. 극심한 피로로 자신도 모르게 잠시 졸게 된 김씨. 이때 돌보던 4개월된 영아가 옆에 있던 수건을 얼굴에 덮어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들이 왔다가고 누워 있어야 할 남편도 일단 퇴원했다. 「합의를 해라」 「실형을 살아야 한다」 등 많은 말들이 들려왔지만 별 느낌이 없었다. 그녀 머리에는 초등학교 6학년인 성훈(요셉)이와 3학년인 희진(로사)이, 아무것도 모르는 예진(7)이 얼굴만 아른 거렸다.
자신도 고아, 남편도 고아. 부산 소년의 집에서 성장해 「한번 잘 살아 보자」며 즐거운 가정을 꾸려왔는데… 노동력을 상실한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감옥에 갈지, 아니면 고아원에 보내놓고 감옥에 갈지… 그녀의 머리 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내 한 몸 감옥에 가는 것은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착하기만 한 남편과 힘들어 해야 할 아이들을 생각하니까…』 말을 잇지 못하는 김씨.
합의하면 참작이 된다고 하지만, 문제는 돈. 애써 마련한 조그마한 집도, 남편이 타고 다니던 중고 차도 팔려고 내놓았다. 큰돈은 안되겠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희망이 안보인다.
이보다 김씨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것은 죽은 아기. 40일 넘게 하루종일 친자식처럼 돌보아 왔는데 순간적인 실수로… 방긋방긋 웃던 아기 얼굴이 떠올라 너무 힘들다. 경찰이 「부검한다」고 하자 『아기를 두번 죽일 필요가 없다.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며 반대했지만 막을 순 없었다.
열심히 「힘을 달라」고 하느님께 매달려 보지만 점점 약해지기만 하는 노씨 부부. 어렵게 성장해 삶의 기틀을 다져나가던 노씨 부부에게 닥친 어둠의 그림자. 이 시련을 털어 내려고 애쓰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 더욱 침울하다.
※연락처=구미 도량본당(054)453-0010, 도움 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881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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