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 이제 더 이상 내 아이에게 착하게 살라고 하고 싶지 않아요!』
한 어머니가 이제 더 이상 딸에게 남을 도우며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소희(가명·13)는 정말로 밝고 영리하며 착하기까지 한 아이다. 예의 또한 한결같고 남을 생각하는 배려또한 기막힌 아이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기사님의 급브레이크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지만 소희는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도 힘든 순간에도 벌떡 일어나 내 어깨를 흔들며, 『수녀님, 괜찮으세요! 정말 괜찮으세요!』 하며 걱정해 주지를 않나, 쓰레기를 줍고 있으면 달려와 봉투를 내밀고 주어 담기도 하는 아이. 그 때 그 아이의 나이 10살 정도나 되었을까.
이러한 선행을 즐기는 아이, 그런데 이러한 선행을 하다가 불행이 찾아왔다면 믿을 수 있을까. 며칠 전, 방과 후에 길을 가다가 30대 남자가 허리가 아프다며 짐을 들어달라고 도움을 소희에게 청하자 평소처럼 그렇게 기꺼이 그의 집까지 들어 주었다. 그런데 그 아이를 자신의 방에 밀어 넣고 테이프로 입을 막았다. 게다가 수갑까지 채워져 매질까지 당하고 거의 3일간 감금당한 것이다. 그런 중에도 소희는 묶인 손으로 자신의 가방을 뒤지어 남겨둔 간식을 꺼내어 그 남자에게도 나누어 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워낙 영리한 아이이기에 잠시의 틈을 타 감추어둔 손톱깍기로 끈을 끊고 도망 나와 신고를 하였다. 소희는 매까지 맞아 탈진한 상태였기에 병원으로 바로 가라고 했지만,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면서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소희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그런데 수녀님, 이 바보 같은 것이 그 범인의 집에서 나오다가 전화하려고 동전을 가지고 나왔는데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 아니겠어요. 정말 바보지요?」 할 말이 없었다.
그런 일을 당한지 얼마 안 돼서 소희는 우리 교육문화원에 여느 때처럼 교육을 받으러 왔다. 마치 내가 범죄자인양 그 아이의 얼굴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 아이에게 있을 수 있을까? 감금당한 3일이 이 아이에게 평생의 어둠과 상처로 남는다면 누가 보상을 하련가. 어린 동생이 하얀 솜사탕을 한 조각 소희에게 건네주자, 소희는 그 솜사탕을 둘로 나누어 선생님과 나의 손바닥에 얹어주었다. 하얀 솜사탕위에 소희의 미소가 오버랩 되면서 가슴속에서만 빙빙 맴도는 말이 있다. 『소희야, 세상이 너를 버릴지라도 너만은 세상을 버리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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