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순 수녀(막달레나.성 바오로 딸 수도회)는 수도회 안에서 고정된 소임이 없다. 그러나 가장 특별한 소임이 매일같이 그와 함께 한다.
김수녀는 그림을 그린다. 언제나 끝내야할 작품 두어점은 작업대 위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용 그림성서책부터 각종 책의 삽화, 부활카드 등 대부분 수도회에서 발간하는 인쇄물을 그려내고 있다. 유화부터 아크릴화, 수채화, 파스텔화 등 분야도 다양하다.
김옥순 수녀가 회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87년. 우연히 수도회에서 발간할 책표지를 그린 것이 계기가 됐다. 손수 지은 글과 그림을 엮은 동화집 「완이의 기도」를 비롯해 10쇄를 넘긴 베스트셀러도 많다. 정규교육은 입회 후 이탈리아 로마 유럽 디자인학교와 회화학교 2년 과정을 수료한 것이 전부이지만 타고난 예술적 능력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수도회 영성을 실현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회화를 통한 봉헌의 삶을 살고 있는 김옥순 수녀에게 더욱 뜻깊은 자리가 5월 14~20일 서울 평화화랑에서 마련된다. 오랜 작품활동 중 처음으로 여는 개인전. 특히 출품작들은 특정 주제나 사용목적을 두고 제작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묵상과 마음속 이야기를 담아 기쁨이 더 크다고.
『수도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성서말씀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모시고 사는 이들이라면 하느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통해 봉헌하는 기쁨과 복음을 남에게도 알려야하지 않을까요』
규칙적인 수도생활과 작품활동을 겸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김수녀는 『그림을 그리면서 끊임없이 해야할 일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며 『마음을 비우고 떠오르는 깨우침이 하나가 될 때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대부분 신약성서 중 부활을 주제로 한 작품 38점이 전시된다. 생명의 상징인 녹색, 은총의 상징인 황금빛 배경 등 밝고 따뜻한 느낌의 색채를 통해 부활의 기쁨을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따스함과 그 안에 가득 스민 평화의 말씀, 김수녀가 항상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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