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오실 때 저는 죽고 없을 거에요. 하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물이니 꼭 다시 와 주세요」
사형수가 보낸 한 통의 편지는 극단 아리랑 단장 방은미(요한네스 보스코.44.수원교구 신장본당)씨가 매년 교도소를 찾아 연극을 공연하게 된, 또 사형제도 폐지운동에 앞장선 계기가 됐다.
방씨가 교도소를 찾아 연극을 공연한 것은 지난 97년. 이 전까지 방씨에게 재소자들은 그저 무서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관객들은 너무나 순박했다. 『태어나서 연극을 처음 봤다』며 눈물을 흘리는 사형수를 보며 재소자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때부터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막을 올린 공연이 50여 회를 넘는다.
단장 한 명의 생각으로 또 경제사정이 어려운 극단이 봉사에 나서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방씨는 돈과 상관없이 연극이 갖는 소중한 가치, 그리고 그 가치가 제대로 빛을 낼 수 있기에 교도소 방문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단원들도 자신의 뜻에 흔쾌히 동의해 자신보다 더욱 열정을 갖고 공연한다고 한다.
지난 해 정약용과 형제들의 신앙과 삶을 그린 「정약용 프로젝트」를 연출한 방씨의 가장 큰 목표는 예수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형제의 폐해와 폐지 당위성을 표현한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해지는 연극을 보여줄 겁니다. 물론 사형제가 폐지되는 날까지 교도소 방문도 계속해야죠』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