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활동적인 인물로 꼽힌다. 지난 1978년 비 이탈리아계로는 400년만에 교황이 된 그는 그 동안 다른 어떤 교황보다 「행동하는 교황」으로 평가받으며, 「평화의 사도」로서 지칠 줄 모르고 전세계 120여 나라를 돌아다니고 있다.
올해 5월로 만 83세. 최근 몇 년 사이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교황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내 마음은 이라크 국민들과 함께 있으며 전쟁은 미래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호소해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닙니다」(황금가지/231쪽/8500원). 이 책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삶과 용기, 그리고 평화에 관해 젊은 세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한 권의 책으로 추려 엮은 것이다. 책에 인용된 글들은 모두가 교황이 직접 청소년들에게 전한 말씀을 가려뽑은 것이고, 더러는 순례길에 오른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준비한 연설에서 인용한 부분도 함께 수록됐다.
따스한 감성의 시인 이해인 수녀의 매끄러운 번역이 본문의 간결하고도 깊은 맛을 십분 살려주는 책은 일년을 주단위로 나누어 52주 동안 매주 한 토막씩 교황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대한 사색과 기도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책은 또 반성과 기도에만 그치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 그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마치 한 장의 기도엽서를 읽는 듯 하다.
교황은 이 책에서 『비록 이 세상은 전쟁으로 갈라진 삶이지만, 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함께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그가 권고하는 방법은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 우리보다 아픔을 더 겪고 있는 이웃에게 작은 관심과 사랑을 표함으로써 다툼도, 마음의 상처도, 전쟁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한 번에 읽어 내리기보다는 「향을 음미하듯」 시간이 날 때마다 천천히 마음에 새기는 편이 좋을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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